1970년대 대구 계명대 음대 교수로 재직했던 미국인 여교수가 장학금 등으로 써달라는 유언과 함께 남긴 미화 10만 달러가 최근 계명대에 전달돼 감동을 주고 있다.17일 계명대에 따르면 이 달 초 미국의 스틴슨 모리슨 헥커라는 법률회사가 국제우편을 통해 2002년 작고한 크리스틴 루이스(사진) 여사의 유언장 사본과 함께 미화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를 보내왔다.
유언을 집행한 이 법률회사측은 "루이스 여사가 계명대 음대 성악과, 피아노과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5만 달러, 이 대학에 속한 동산병원의 불우한 환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5만 달러를 각각 기증한다는 내용의 기부약정서를 92년 유언형식으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루이스 여사는 이 밖에 미국 내 아동 자선병원과 트루먼 메디컬 센터, 간호연구대학과 뱀피스트 의학연구재단 등에 각 5만 달러를 기증한 것을 비롯해 전 재산을 사회복지재단이나 자선단체 등에 내놓았다. 루이스 여사는 92살이던 92년2월 남은 여생동안 쓸 필요한 경비를 제외한 전재산을 사회에 기부키로 하고 기부약정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1900년 미국 미주리주 보스워스에서 태어난 루이스 여사는 지난 46년 노스웨스턴대에서 성악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뒤 맨스필드주립대 음대 교수로 일하다 71년 계명대 음대 교수로 부임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75년 미국으로 돌아간 루이스 여사는 78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한 학기 동안 초빙교수를 지냈다.
루이스 여사는 이런 인연을 소중히 여겨 계명대에 장학금을 기탁한 것이라고 한다. 루이스 여사는 2002년 11월 10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으며 슬하에 자녀는 없고 조카가 몇 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0년대 계명대 대학원을 다녔던 송장옥(59·여) 음대학장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루이스 교수님의 사랑이 느껴진다"며 "당시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항상 봉사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존경을 받았다"고 말했다.
계명대 강영욱 대회협력처장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5만 달러는 '루이스장학금'이란 명칭의 음대 재학생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동산병원의 불우 환자를 위한 기금으로 운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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