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수요시위'가 17일 600회째를 맞아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세계 8개국에서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시에 개최됐다.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 본 행사장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16명, 한국여성단체연합 정현백 상임대표, 일본 '오키나와 평화회' 회원 30여명 등 모두 400여명이 참가했다.
생존자 증언에 나선 이용수 할머니(77)는 "오히려 수요시위를 통해 여러분들에게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할머니들에게 힘과 용기를 달라"고 호소했고 '오키나와 평화회'소속 고노 다이스케(32)씨는 "아직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조차 하지 않아 모두를 분노케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올바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키나와 평화회' 회원들은 또 오키나와에 거주했던 일본군 위안부 배봉기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작사·작곡한 노래를 불러 갈채를 받았다. 이날 김희선 의원 등은 민족정기 의원모임 명의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기념관 건립에 써달라며 500만원을 전달했고 일본 대사관측에서도 수요시위 사상 처음으로 일본 대사관 정치부 서기관이 직접 나와 항의서한을 전달받는 성과도 있었다.
지역에서는 여성단체 주최로 마산·울산에서 수요시위가 열렸고, 전남대·조선대·한양대·영남대·동국대 등 각 대학 총여학생회도 수요시위를 열어 전국에서 '반전과 평화'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미국 뉴욕, 메릴랜드, 사우스플로리다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벨기에 루뱅, 독일 베를린, 대만 타이베이,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현지 여성·평화·인권단체 등이 수요시위를 열어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정대협 회원들이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 인정과 희생자에 대한 손해배상'등 6개항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수요시위는 올 1월 12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기 집회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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