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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암자여행/봄따라 가다보면 숨은 재미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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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암자여행/봄따라 가다보면 숨은 재미 "보너스"

입력
2004.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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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단연 영취산(혹은 영축산) 통도사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한국을 대표하는 불보(佛寶)사찰이다. 팔만대장경 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법보(法寶)사찰 해인사, 수많은 고승을 배출한 승보(僧寶)사찰 송광사와 함께 한국의 삼보(三寶)사찰로 손꼽힌다. 불교계의 종합대학격인 총림이 있는 곳이다.그런 만큼 경내 곳곳에 볼거리가 있다. 불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대웅전(국보 290호)을 비롯, 일주문, 천왕문, 범종각, 불이문, 관음전, 용화전, 극락전, 영산전 등등. 특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금강계단은 우리나라 계단예술의 백미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통도사 여행은 본사를 둘러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계곡과 산 속에 20개의 암자가 숨어있다. 봄이 오는 산과 계곡을 따라 찾아 나서는 통도사 암자여행. 통도사 여행의 진정한 마무리이다.

서운암

통도사 암자기행의 백미로 손꼽힌다. 다양한 볼거리로 통도사 못지않게 관광객이 붐빈다. 지금 서운암은 또 다른 형태의 봄맞이로 분주하다. 올초부터 시작된 전통 장담그기가 끝물에 다다랐다. 5,000개가 넘는 장독대마다 가득한 메주를 된장과 간장으로 분리하는 과정이 한창이다.

서운암에서 전통장을 담그기 시작한 사람은 통도사 주지를 지낸 성파스님, 때는 1990년대 중반이다. 1,300년 동안 스님들이 절 식구의 부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직접 메주로 담그던 방법을 재현해낸 것.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햇콩을 무쇠가마솥에 넣고 장작불을 지펴 삶은 후 공기가 잘 통하도록 황토와 짚으로 만든 전통가옥에서 발효시킨다. 일반 장맛과는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이 곳을 찾는 관광객에게 나눠주다가 98년부터는 규모를 늘려 택배로 일반인들에게 판매도 한다.

된장 1.5㎏ 1만3,000원, 막장 1㎏ 1만원, 고추장 1㎏ 1만원, 간장 0.9리터 8,000원. 문의처 (055)383-8888.

서운암의 매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전통 천연염색인 쪽(葉) 염색기법도 이 곳에서 재현된다. 5∼6월이면 서운암일대는 온통 쪽물들인 천조각으로 아른거린다. 암자 주위 20만평 야산에는 100여종의 야생수 수만송이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성파스님이 2000년 9월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을 도자기로 구워낸 '십육만도자대장경'을 보관할 장경도 내달 착공될 예정이다.

극락암

통도사의 말사 중 하나이다. 고려 충혜왕 2년(1332년)에 창건됐다. 조선 영조 34년(1758년)에 중창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극락선원(極樂禪院)이 있어 수행승들이 끊이지 않는다. 한창때는 선원이 9동 104칸이나 됐다고 한다.

지금은 주법당인 극락암을 비롯, 연수당, 정수보각, 조사각, 수세전, 영월루, 삼소굴(三笑窟), 여시문 등이 남아 있다. 조사각에는 석가모니불과 33조사, 보조국사 지눌, 보우(普愚) 등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암자 입구에 있는 '극락영지(極樂影池)'는 영취산의 봉우리가 비치는 연못으로 유명하다. 연못을 가로질러 놓여있는 홍교(虹橋)와의 조화가 아름답다.

암자에서 500m 아래에 아란야(阿蘭若)라는 수행 도량이 있다. 이곳에 일단 들어가면 최소한 3년은 참선에 몰두해야 한다.

취운암

조선 효종 원년(1650년) 우운대사가 처음 지었고 이후 정조 19년(1795년) 낙운대사가, 1969년 태일화상이 고쳐지었다. 6동 128칸에 이르는 건물로 통도사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암자 중 하나이다. 법당 뒤쪽에 서있는 역대 고승들의 부도가 인상적이다.

자장암

통도사 대웅전 앞 서남쪽에 우뚝 솟은 봉우리인 안양동대에서 골짜기를 따라 2㎞ 가량 가다 보면 자장동천이 나온다. 여기서 왼편 석벽아래에 지은 암자이다. 통도사가 건립되기 전인 진평왕때 자장율사가 바위벽 아래에 움집을 짓고 기거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통도사와 암자를 통틀어 유일한 마애불이 이 곳에 있다. 자장율사의 영정을 봉안해둔 자장전도 볼거리. 법당 뒤편 바위틈에 작은 구멍이 있는 데 자장율사가 수도 도중 2마리의 개구리가 이 곳에서 떠나지 않자 바위벽에 구멍을 뚫어 개구리를 들어가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양산=한창만기자 cmhan@hk.co.kr

경부고속도로 통도사IC에서 빠져 나와 직진하면 통도사 입구에 다다른다. 내원사를 가려면 통도사IC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양산방면으로 10㎞ 가량 내려오다 1028번 지방도를 따라 좌회전한다. 남해고속도로 대저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지선을 이용, 경부고속도로 양산분기점에서 합류, 통도사IC로 나와도 된다.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대중교통은 많지 않다. 부산 노포동 버스정류장에서 통도사행 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소요시간 40분. 부산지하철 2호선 종점인 호포역에서 63, 67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내원사입구에 닿는다.

천성산, 영취산일대에서 자라는 산나물로 지은 산채비빔밥과 산채정식을 대부분 음식점에서 내놓는다. 도토리묵도 별미. 경기식당(055-382-7772), 구부산식당(382-6426), 향촌식당(382-7072), 영취산토담집(383-3321) 등. 내원사입구에 음식점들이 늘어서있지만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 산행이나 트레킹 후 간단한 요기를 하기에 적당하다.

대형 숙박시설은 없지만 중급호텔과 장급여관이 발달해있는 편이다. 통도사와 내원사는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한 숙소에서 양쪽을 둘러볼 수 있다. 통도사인근에는 통도사관광호텔(055-382-7117), 통도알프스관광호텔(382-6161), 자연관광호텔(381-1010), 통도신라호텔(381-4700) 등이 중급 호텔이 모여있다. 장급여관으로는 파크모텔여관(383-0067), 동양장모텔(381-0245), 몽마르뜨별장(383-4336) 등이 있다. 내원사입구에는 청림별장(375-4401), 프린스모텔(375-180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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