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은 신입생 걱정 없습니다." 지방대의 신입생 확보난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지만 전북 익산의 원광대는 예외지대다. 정갑원(66) 총장이 고안해낸 '맞춤형 학과' 등이 히트를 치면서 신입생 모집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원광대는 올 입시에서 지난해보다 700명이나 많은 4,728명이 등록, 2002년과 2003년도 결원(435명)까지 충원했다. 입학정원(4,210명)대비 112%가 들어온 셈이다. 대다수 지방 사립대들이 잘 해야 70∼80%를 채우고 있는 현실에 비춰보면 원광대의 실적은 기록적일 정도다.
"고민도 많이 했지요. 결국 교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대규모 입학설명회와 신세대 기호에 맞는 학과 신설, 타 시·도 통학버스 운영, 중국대학과 복수학위제 도입 등으로 승부를 걸었죠."
2002년 12월 말 취임한 정 총장은 수년 째 거듭되는 신입생 미달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수험생을 초청해 학교를 소개하는 캠퍼스 투어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보름동안 전국 157개 고교에서 3만2,000여명을 초청해 총장이 직접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넉넉한 장학금(162억원)제도와 탄탄한 취업교육 시스템 등을 설명했다.
또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뷰티디자인학부, 애완동식물학부, 국제통상학부 등도 신설해 큰 호응을 얻었고, 전북지역은 물론 서울과 인천 수원 대전 여수 등에도 통학버스를 운행, 전국 어디서나 쉽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학생들이 중국유학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 중국 엔타이(烟台)사범대학과 원광대에서 각각 2년씩 공부하면 두 대학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복수학위제'를 만들어내 호응을 얻었다.
'112% 총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정 총장은 이제 취업 100%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신입생 채우기에 만족하지 않고 '취업 100%'를 향해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방대라도 취업을 잘 시키면 명문대지 일류대가 따로 있습니까."
그는 이를 위해 취업지원실을 신설하고 취업지도 프로그램을 만든 데 이어 학생들이 외국인 교수들과 함께 살며 하루 24시간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어)만 사용하도록 하는 어학생활관(500명 수용)도 신축, 5월 문을 연다.
정 총장은 "각 학부와 학과에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출하도록 다그치고 있다"며 "'돈이 없어 일을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채택된 아이디어에는 예산을 아낌없이 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익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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