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호'가 이란의 모래바람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3가지 악재를 극복해야 한다.먼저 고지대 적응이다. 김호곤감독은 14일 현지에서 첫 훈련을 가진 뒤 "1,885m(중국 쿤밍)에 있다 1,220m(이란 테헤란)로 내려 오니 훈련하기가 훨씬 쉽고 선수들 또한 몸이 가벼워 보인다"며 "쿤밍 고지 적응훈련의 성과가 좋아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쿤밍에서 코피를 흘렸던 김두현(수원)도 "이제 어느 정도 고지에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이란전 출격은 문제없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두 번째 변수가 생겼다. 날씨이다.
15일 폭설이 내린 데 이어 17일에도 눈 또는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설중전' 또는 '수중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 기상청은 17일 "많은 비가 내릴 것 같다"고 예보했다. 한국은 이에 대비해 잔디 깊숙이 축구화가 박히는 스터드를 비롯한 장비일체를 준비했고 수중전에 대비한 전략도 선수들에게 주지시켰다.
김감독은 "수중전이 되면 아무래도 볼 컨트롤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패스를 차단한 뒤 문전으로 찔러주는 전술을 구사하게 될 것 같다"며 "어느 팀이 유리하다고 속단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용수 KBS해설위원은 "적당히 비가 오면 몸이 둔한 이란의 장신 선수들보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있는 한국 공격수들이 통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면서 수중전에서는 체력보다는 개인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 번째 변수는 광적인 이란의 응원 열기. 아자디스타디움은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으로 당일에는 장외에도 수만 명의 이란 팬들이 몰려와 광적인 응원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1년 안방불패신화'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 아자디스타디움의 위력 덕분임을 감안할 때 한국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얼마나 자기페이스를 유지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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