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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1년/지쳐가는 美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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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1년/지쳐가는 美軍

입력
2004.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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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지난해 3월 20일 전쟁을 강행한 후 3주 만인 4월 9일 바그다드를 함락시켰다. 그러나 그것은 전쟁의 끝이 아니었다.미군은 이라크전에서 새로운 전략을 선보였다. 독재국가와 싸울 경우 적의 몸통(총체적인 군사력)이 아닌 머리(지도자)를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른바 '목베기 전략'이다. 연합군은 이에 따라 미사일 공격 등으로 이라크 지휘체제를 마비시킨 뒤 지상군을 남부에서 바그다드로 곧바로 진격시켰다. 압도적 화력과 정보화 능력을 바탕으로 미군은 이라크군을 저항불능으로 만들었다.

미군은 하지만 사담 후세인의 지휘능력이 와해된 순간부터 정규전과는 전혀 다른 전쟁에 돌입했다. 이슬람교와 반서방 이념으로 무장한 저항세력의 끈질긴 비정규전(게릴라전)에 직면한 것이다.

미군의 곤경은 사상자 현황에서도 잘 나타난다. 작년 5월 1일의 승전 선언까지 미군은 전사 139명, 부상 55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후 올 3월 15일까지 비정규전에서 564명이 죽고 3,212명이 부상하는 등 전쟁중보다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었다. 자살 차량폭탄테러와 대공 미사일·박격포 공격, 기습공격, 원격조종 지뢰 등에 의한 희생이었다.

미군은 저항세력을 뿌리뽑기 위해 작년 말 '사막의 전갈작전'과 '쇠망치 작전' 등 대규모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저항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 군사전문가들은 "미군이 제2의 베트남전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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