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각이 채권단과 우선 협상대상자인 중국 란싱(藍星)간의 신경전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16일 쌍용차채권단은 전날 란싱이 제출한 최종 인수제안서가 인수가격을 확정하지 않는 등 부적절하다며 시정과 보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공문에서 30일까지 확정된 인수가격을 제시하고 중국정부의 투자승인과 관련한 보증공문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채권단은 정해진 기한 내에 충분한 답변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란싱과의 협상을 파기하고 2차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란싱은 인수제안서에서 인수가격의 하한선을 채권단 제시가격에서 15% 밑으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란싱 측은 일단 내부 논의를 거쳐 추후 대응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란싱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로 정밀실사를 실시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 하한선을 낮게 잡은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보증공문도 정부기관에서 '전례가 없다'고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란싱과의 매각협상이 결렬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 관계자는 "협상이 본격화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결렬여부를 얘기하는 것은 성급하며, 가격에 대한 의견차도 그렇게 크지 않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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