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 허친슨 미국 국토안보부 부장관은 15일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 사건이 알 카에다의 범행이라고 사실상 단정했다.허친슨 부장관은 이날 NBC 등 TV 프로그램에 출연, "나는 (마드리드 테러에) 알 카에다가 관련돼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이번 테러는 알 카에다의 증강된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는 사건의 배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나온 미국 고위관료의 주장이어서 국제사회는 다시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전쟁을 강행한 주요 동맹국이었던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는 알 카에다의 추가 테러 가능성에 대한 비상이 걸렸다.
뉴욕, 워싱턴 등 미국 주요 도시들은 열차·지하철 역사 주변과 승객 등을 대상으로 한 보안경계령을 대폭 강화했다. 영국과 일본도 런던의 철도망과 지하철에 정·사복 무장 경관을 투입, 순찰을 시작하고 이용객들에게 경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사상 최악의 테러에 놀란 유럽은 대테러 공동 대처를 위한 노력으로 분주하다. 앙헬 아체베스 스페인 내무장관은 15일 대테러 대책을 논의할 유럽연합(EU)의 고위급 회의가 며칠 내로 마드리드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유럽집행위원회의 로마노 프로디 위원장도 "오는 25∼26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공동 테러 대처 방안이 합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인터넷판은 16일 "수사당국은 이라크 내 테러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알 카에다 간부 아부 무삽 알-자르카위가 이번 테러공격을 배후 조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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