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운영의 보폭을 넓혀가면서 정책 보좌진과 주변 조언그룹이 누구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대행의 공식적인 보좌 진용은 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이다. 총리 비서실을 이끌고 있는 동아일보 기자출신 김대곤 비서실장은 전북 정무부지사로 있다 지난해 8월 현직에 임명됐으며 고 대행과는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측근이다. 행시 8회에 하버드대 경제학박사인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은 통상교섭본부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 화려한 공직경력을 자랑한다. 지근거리 보좌와 정부의 총괄적인 정책조정업무를 맡을 최적임자로 발탁된 두 사람이 탄핵정국에서 실세 측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평이다.
청와대에서 고 대행을 보좌하는 일은 박봉흠 정책실장이 맡았다. 행시 13회인 박 실장은 물가·예산분야에서 주로 일해왔고 노무현 대통령이 "내가 본 가장 유능한 두 명의 관료 중 한 명"이라고 칭찬했었다. 고 대행 역시 이런 평가에 동의하며 한덕수 실장의 파트너로 정부―청와대 업무조율을 맡겼다.
고 대행이 지난 해 6월 이후 개각에서 실질적인 제청권을 행사, 자신과 호흡이 맞는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입각한 것도 고 대행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각각 재경부장관과 교육부장관을 한 차례 거친 노련한 관료들이다. 고 대행과 경기고 동문으로 고 대행의 천거로 발탁된 두 부총리는 정책현안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 대행의 개인적인 자문그룹도 주목을 끈다. 대표적인 조언자는 이세중 전 대한변협 회장. 민선 서울시장선거 출마, 총리직 수락 등 중요한 결정 순간마다 이 회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정경균 전 서울대 보건대학원장도 고 대행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람이다. 두 사람은 모두 1980년대부터 고 대행의 서울 동숭동 자택 인근에 살면서 개인적 인연을 쌓아왔다.
하지만 고 대행의 한 측근은 "고 대행은 필요한 사람과 함께 일할 뿐 심복이라고 할 사람을 절대 만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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