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본선행에 비상이 걸렸다.5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의 최대 고비인 이란전(17일 오후 9시 30분)의 필승카드로 꼽혔던 박지성(23·PSV아인트호벤·사진)이 왼쪽 무릎 부상으로 사실상 출전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당초 15일 낮 테헤란 현지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14일 네덜란드 정규리그 페예노르트와의 경기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테헤란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박지성의 에이전트인 위더스스포츠에 따르면 "박지성이 걸어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부상이 악화해 곧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란전 출전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호곤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박지성의 갑작스런 부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가능하면 박지성을 팀에 합류시킬 방침이지만 네덜란드에서 테헤란으로 오기 위해서는 비행시간만 10시간 이상 필요해 박지성의 합류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박지성은 최근 한달 사이 한국과 네덜란드를 2차례 오가며 월드컵 예선과 올림픽 최종예선, 네덜란드 정규리그에 출전하는 등 강행군을 해왔다.
올림픽대표팀은 일단 박지성이 합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오후부터 이란전에 대비한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돌입했다. 박지성이 불참함에 따라 이날 합류한 이천수(23·레알 소시에다드)가 이란의 거친 수비벽을 뚫을 해결사로 나설 전망이다.
김 감독은 이란전에 대비한 해결사로 박지성을 중국과의 1차전(3일) 때와 마찬가지로 공수를 좌우하는 플레이메이커로 포진 시키고 이천수를 날개 공격수로 활용한다는 복안이었으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스피드와 개인기를 겸비한 이천수는 체격은 좋지만 순발력이 다소 떨어지는 이란의 수비를 공략하기에 적합해 측면 돌파 임무를 맡는 왼쪽 날개가 유력하다. 그러나 3―5―2 전형을 쓸 경우 조재진(수원)과 함께 깜짝 투톱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한 이천수는 "전후반 90분을 뛸 각오로 테헤란에 입성했다"며 "반드시 골을 넣어 이란과의 악연을 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김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좋아 보여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면서 "스리백은 기존의 선수들로 갈 생각이지만 미드필더나 공격수들은 변화를 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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