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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명차/"로스트 메모리즈" 스카이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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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명차/"로스트 메모리즈" 스카이라인

입력
2004.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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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개봉됐던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요즘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장동건이 주연했던 영화다. 충무공 동상이 있어야 할 세종로에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 동상이 있고 거대한 옥외 광고판에는 시세이도나 아나항공 등 일본계 브랜드가 번쩍이는 도입부 장면이 충격적이었다.소품으로 사용된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측 운전대에 좌측통행이 생소했다. 장동건은 한국계 일본인 형사 사카모토 역을 맡았고, 상대역으로 일본 배우 나카무라 토오루(사이고역)가 나왔는데 그들이 타던 흰색의 자동차가 바로 닛산의 자존심 스카이라인(사진)이다. 이외에 실비아, 세드릭 등 다양한 닛산 자동차가 출연했는데, 총 5억원이 자동차 구입비로 사용됐다고 한다.

영화 속 스카이라인은 98년형 GT-R모델로 GT는 Grand Tourer, R은 Racing의 약자다. 이름으로 알 수 있듯이 이 차는 레이싱카다. 하지만 외모는 승용차에 가까워 선호층은 극과극으로 나뉜다. 그래도 성능은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강력하다. 2,500㎤ 직렬 6기통 엔진은 약간의 튜닝만 거치면 600마력을 넘나드는 슈퍼카급의 성능을 선사하고 평소에는 후륜 구동으로 주행하다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순식간에 전륜으로 토크를 배분하는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상시 4륜 구동과는 달리 평소 후륜구동의 자연스러운 핸들링 감각을 유지하다가 필요할 때면 4륜구동으로 전환돼 주행 효율성을 높이는데 있다.

일본인에게 스카이라인은 자동차 이상의 의미가 있다. 65년 닛산에 합병된 프린스자동차가 합병전인 64년 스카이라인으로 제2회 일본 그랑프리에 출전했을 때의 일화다. 2차 세계대전 후 패배의식에 빠져있던 일본인들은 125마력의 구형 스카이라인이 잠깐이나마 포르쉐 904GTS를 추월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현재 스카이라인은 단종됐지만 전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요청에 의해 곧 새로운 GT-R이 출시된다는 소식이다.

/김현철 자동차 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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