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나타난 열린우리당 지지도 34∼53%는 과연 '거품'일까.여론조사기관 전문가들은 일단 "탄핵에 대한 국민의 감정적 반응이 여론에 즉각 반영된 측면이 있어 일정 부분 거품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리당 강세 기조가 총선까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선 "일시적인 지지도 쏠림 현상이어서 총선까지 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와 "여러 정황상 총선까지 흐름이 크게 뒤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맞섰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부장은 "현재 여론은 국민의 흥분된 감정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당 지지도는 어느 정도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부장은 그러나 "총선이 한달 밖에 남지 않아 현재의 흐름이 크게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탄핵안 가결 이후 부동층이 10% 가까이 줄었는데, 이는 야당에 실망한 기존의 무응답층이 우리당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TN소프레스 박동현 부장도 "우리당 지지도에 약간의 거품은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현 지지도가 총선까지 갈지 여부는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탄핵 정국이 친노 성향의 20, 30대 젊은 층을 다시 결집시키고 있는 만큼 이들이 실제 투표장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의 허진재 연구부장은 "탄핵안 가결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건이기 때문에 최소한 열흘 정도 지난 다음에 지지도 흐름을 봐야 진정한 여론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리서치 김정혜 이사는 "야당이 탄핵안 가결 논리를 국민에게 차분하게 전달하며 안정이 된다면 일정 부분 우리당 지지도의 거품이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국민적 탄핵 반대 운동이 지속되면 지금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 앤 리서치(R& R) 노규형 사장은 "탄핵 이후 나온 정당지지도가 지속성 있는 고정화한 태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부동층에 대해 "어떤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소수 의견자들은 의사 표명을 유보하게 될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이 지금 여론조사에 반영돼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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