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등 재정정책 주무장관을 지낸 진 념(사진) 전 경제부총리(현 서강대 초빙교수)가 파격적인 '적자재정 감수론'를 개진하고 나섰다.진 전 부총리는 지난 12일 서강대 경제대학원 '오피니언 리더 프로그램' 특강에서 "중국과의 물류허브 경쟁에서 이기려면 50조원이든, 100조원이든 대규모 적자재정을 편성해서라도 빨리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항만구축 속도를 감안할 때 동북아 물류허브경쟁은 이제 스피드 싸움이 됐고 우리로선 당초 일정인 2011년까지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어차피 허브투자를 할 것이라면 3∼5년 안에 앞당겨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부총리는 "미래 한국경제가 어디에 설 것인가를 생각하면 지금은 재정균형에 얽매여 몸을 도사릴 때가 아니다"며 "비전과 전략을 갖고 투자대상을 명확히 한다면 적자재정에 대해 국민들도 이해할 것이고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란 이후 재정이 적자로 돌아선 이래 정부는 재정정책의 최우선목표를 '균형'에 맞춰 왔으며, 적자재정편성은 금기처럼 여겨왔다.
진 전 부총리는 시중부동자금 규모가 100조∼200조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적자재정편성을 위한 국채발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며, 적자재정의 이자부담 보다는 허브구축의 시급성이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