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4일 방송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보도에 대해 "전쟁이나 날 것처럼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집중 성토하고 나섰다.13일 회동한 야3당 대표는 합의문을 통해 "공정보도를 위한 언론의 사회 책임을 강조한다"며 "국민 불안심리나 국정불안정을 부채질 할 수 있는 언론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공동대응 태세를 밝혔다.
민주당은 14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방송의 '편파보도'를 집중 성토했다.조순형 대표는 "모 방송은 탄핵소추의 취지를 먼저 말하지 않고 다짜고짜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을 적시한 적이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육성부터 내보냈다"고 지적했다.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은 "탄핵의 원인은 대통령의 독선인데 방송은 이에 대한 비판이 없어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9개 지역을 연속으로 보도하며 충격 착잡 실망 불안 등의 멘트를 반복해 여론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도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선동적으로 촛불시위 장소를 알리거나 존재하지 않는 불안에 대해 방송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KBS를 항의 방문하려 했으나 정연주 사장 등이 출근하지 않아 취소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MBC를 방문, 보도국장과 정치부장을 만나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후 KBS도 찾았지만 보도책임자가 면담을 거부, 당직간부인 본부장급 김영준 인력자원센터장에게 대신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조 대표가 "국영방송이 대화를 피하냐"고 항의하자 KBS의 한 직원이 "우리가 국영방송이냐"고 반발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야당 중진 의원들은 여론조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은 "탄핵에 반대 의견이 많다는 쪽으로 여론조사가 조작되는 건 문제"라며 "조사응답률이 15∼20%로 소위 '노빠'라는 사람들이 적극 발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재 의원은 "모 신문은 6일 전만해도 탄핵 찬반이 오차범위내였는데 탄핵 가결 후에는 찬반이 76대 21로 현격한 차이가 났다"며 "이는 조작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강변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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