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한강에 투신한 전 대우건설 사장 남상국(59)씨의 시신발굴 작업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건 발생 나흘째인 14일까지 경찰, 소방관, 민간 다이버 등 연인원 250여명이 투입돼 투신 추정지점 반경 500여m 지점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시신발굴에 나선 전문가들은 수중시계가 불과 30㎝∼1m밖에 되지 않아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사건 당일 강한 황사바람이 불어 유속이 빨라지는 바람에 시신이 예상외로 멀리 떠내려 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작업에 나섰던 평택항만구조대 송모(38) 팀장은 "강바닥이 대부분 자갈과 모래로 이루어져 시신이 큰 바위나 구조물에 걸려있을 가능성조차 희박하다"며 "이제는 시신이 떠오르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0년째 한강에서 수색작업을 벌여왔다는 용산경찰서 직원은 "남씨와 같이 사망 전 먹은 음식이 거의 없을 경우 위에 가스가 차지 않기 때문에 시신이 쉬 떠오르지 않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남 전 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는 동안 체중이 7㎏이나 줄 정도로 식사를 걸러 왔다"고 전했다.
목격자가 1명밖에 없어 투신 지점이 분명하지 않은 것도 시신발굴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남씨가 투신한 지 4일이 지났지만 사건 발생 직후 119에 신고한 채모(30)씨 외엔 제보 전화 한통 걸려오지 않고 있다"면서 "유일한 목격자인 채씨마저도 현재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발굴팀 일부에서는 "남씨가 정말 투신한 것이 맞냐"라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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