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사태로 가장 위기에 처한 것이 경제다. 낙후된 정치가 혼란을 겪는 것은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더라도 이 와중에 그렇지 않아도 성치 않은 경제가 결딴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국민들의 염려다. 오늘의 한국 위상은 순전히 경제 덕이다. 되풀이되는 정치·사회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교역규모 세계 10위권의 선진국 대열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경제력 때문이다.이번에 우리 경제가 거꾸러지면 다시는 선진국 문턱을 못 넘을지 모른다. 정치야 원래 수준이 그래서 법과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지만 그렇다고 경제가 내팽개쳐져서는 절대 안 된다. 그 동안 경제 주체들이 피땀 흘려 쌓은 탑이 허망하게 무너지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각 경제 주체들의 어깨가 무거운 것은 이 때문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 주체들이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 신용불량자와 원자재난의 해소, 폭설 피해 복구 등 주요 현안들을 차질 없이 풀어나가는 한편 시장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기업도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정부와 협조해 경제회생에 적극 나서고 획기적 투명경영, 기업구조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조의 협력도 필수적이다.
세계 경제계가 우리나라를 우려의 눈으로 보고 있지만 경제 주체들의 대응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다행히 이헌재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이 잘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초유의 정치혼란에도 불구하고 경제 주체들이 정치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경제활동을 펴나간다면 오히려 한국경제에 대한 신인도를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 경제 주체들은 위기를 기회로, 혼란을 창조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지혜와 능력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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