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가 첫판을 잡고 4강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오리온스는 14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3∼04애니콜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1차전(3전2선승제)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김병철(30점 3점슛5개)의 신들린 외곽포와 바비 레이저(26점 13리바운드)의 골 밑 공략에 힘입어 빅터 토마스(22점)가 분전한 창원 LG를 97―86으로 물리쳤다. 이날 PO 개인최다득점을 올린 김병철은 국내선수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통산 500득점을 달성했다.
'오리온스의 승패는 사실상 스틸과 속공, 어시스트에 모두 능한 김승현(15점 9어시스트)이 쥐고 있다'는 통설을 입증한 한판이었다. 통합우승을 이룩했던 지난 2001∼02시즌 우승 때 그랬듯이 오리온스는 이날 김승현이 내외곽을 휘저은 뒤 오픈 찬스를 만들면 어김없이 김병철이 득점을 올렸다.
경기 직전 "단기전인만큼 수비와 리바운드 싸움에서 결판날 것"이라고 전망한 김진 감독의 예상대로 오리온스는 리바운드에서 31―27로 앞선 것이 또 다른 승인. 3년 연속 리바운드왕을 차지한 LG의 라이언 페리맨은 수비에 꽁꽁 묶여 단 4득점, 10리바운드에 그쳤다.
1쿼터부터 양팀의 공방전이 불을 뿜었다. LG가 먼저 포인트가드 전형수와 빅터 토마스의 연속득점으로 앞서자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골밑 돌파에 이은 리버스레이업슛, 김병철의 3점포로 응수했다. 1쿼터는 23―19로 오리온스의 리드.
3쿼터 중반 백전노장 강동희의 공수조율로 LG가 추격하면서 경기는 더욱 가열됐다. 급기야 김영만이 3점포를 폭발하고 조우현이 레이업슛을 추가하며 LG는 3쿼터 2분을 남기고 65―64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홈팀이 위기에 몰리자 5,657좌석을 꽉 메운 대구시민들은 일제히 "위기극복∼"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고, 이에 정신을 다잡은 오리온스는 김병철의 정면 3점포가 터지면서 67―65로 다시 뒤집었다.
레이저의 연속득점으로 쿼터 종료 55초 전엔 71―65로 승부를 굳혔다. LG 김태환 감독은 "토마스와 페리맨이 일찌감치 4반칙에 몰린 게 패인"이라며 "상대 레이저의 스크린 플레이는 오펜스 파울을 주어야 했다"고 심판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두 팀의 6강 PO 2차전은 16일 오후7시 창원에서 열린다.
/대구=박석원기자 spark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