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고향마을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무거운 침묵 속에 침통한 분위기가 흘렀다.마을 입구에 걸린 대통령 취임1주년 축하 현수막은 바람에 찢긴 채 길거리에 나뒹굴어 을씨년스런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50여가구 120여명의 주민들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고향에 돌아오십시오'라는 당부를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최금순(78) 할머니는 "마을 이장도 주민들이 힘을 모아줘야 신이 나서 일을 잘 할낀데, (야당에서)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넘어지니 어떻게 대통령이 일을 할 수 있겠능교…"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평소 매일 100여명이 찾는 노 대통령 생가에도 발길이 끊긴 채 취재진들로 분주했다. 이장 조용효(48)씨는 "할 말이 없다"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대우건설 남상국 전 사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노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는 이날도 집을 비운 채 김해 모처에서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생질인 백승택(47)씨는 "탄핵거리가 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헌재 재판관들은 정치판 싸움꾼들하고는 다르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노 대통령 인척인 송모(47)씨는 "말도 안 되는 일이어서 착잡할 뿐 아무 생각이 없다. 야당이 정략적으로 의석수를 앞세워 이런 횡포를 부려도 되는 것이냐"며 허탈해 했다.
/김해=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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