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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또 발목 잡아" 재계, 국정안정 주문속 위기경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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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또 발목 잡아" 재계, 국정안정 주문속 위기경영 돌입

입력
200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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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재계는 "정책기능의 실종으로 경제회복의 타이밍을 놓칠 우려가 있다"며 정부 정책의 정상적 수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날 대책회의를 열고 직원들에게 위기경영을 강조하는 한편, 해외지사에 동요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준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은 성명서에서 "탄핵 정국으로 국정 운영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국정 공백을 최소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규황 전무는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대선자금 수사 늪에서 갓 벗어나 재계가 경제 살리기를 다짐한 마당에 자칫 정부정책이 올 스톱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도 공식논평을 내고 "경제계는 이번 사태와 관계없이 본연의 경영활동에 충실할 것"이라며 "탄핵정국으로 인한 혼란이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응 상무도 "그렇지 않아도 원자재값 상승, 내수침체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다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까 걱정"이라며 "행정력이 평상심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선 기업 핵심 관계자들은 이날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며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대책 회의를 열었지만, 뾰족한 해법을 내지 못한 채 일단 추이를 지켜 보기로 했다"며 "성숙하지 못한 후진적인 정치권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경제전쟁에서 또 한번 밀리게 됐다"고 한탄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은 대외 신인도 하락, 국가 이미지 실추 등에 따른 해외 자금조달의 어려움과 해외매출 급감을 우려했다. 현대차는 당장 미국법인의 할부금융 계열사인 'HMFC'의 2억 달러 규모 회사채 발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또 해외 대리점에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키로 했다. 현대아산도 북측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개성공단 개발사업 등 남북경협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산업계는 내수위축의 장기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당분간 소비심리가 더 위축되면서 매출 회복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의원 총선거와 탄핵정국이 일단락 돼야 소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탄핵정국으로 소비가 더 위축돼 금융기관들이 자금회수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관계자는 "놀라운 사건이지만, 한국의 사회시스템이 튼튼하기 때문에 국가 전체에 해가 되는 결론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에 새로 투자하려고 하는 잠정적 투자자들이 투자를 주저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산업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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