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서 11일 오전 출근시간에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는 198명의 사망자와 1,421명의 부상자를 낸 것으로 12일 중간 집계됐다. 스페인과 전 세계는 유럽 사상 최악의 테러로 기록될 이번 참사에 대해 큰 충격 속에 애도를 표했다.후안 레돈도 마드리드 소방서 조사관은 "현장에는 사지가 절단된 시신이 알루미늄 캔처럼 조각난 객차 안에 피범벅이 돼 뒤엉켜 있었고 잘린 팔 다리는 플랫폼에 나뒹굴었다"며 "너무 참혹한 광경이어서 한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몸서리쳤다. 스페인 언론은 호외를 발행, '대학살'과 '참사'에 나라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일간지 ABC는 이번 테러가 "스페인판 9·11 테러"라며 "9·11처럼 11일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는 "테러범들과는 어떤 협상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3일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으며,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은 12일 마드리드에서 희생자를 위로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11일 아스나르 총리에게 전화나 서한으로 테러를 비난하고 스페인 정부와 국민에 위로를 표명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마드리드 집회에 직접 참가했으며, 독일과 프랑스의 공공기관은 이날 조기를 내걸었다.
한편 이 사건의 여파로 11일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의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168.51포인트(1.64%) 하락한 1만128.38로 마감했으며 나스닥과 S& P500지수도 각1%, 1.5%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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