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盧대통령 탄핵안 가결/시청자도 놀란 국회모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盧대통령 탄핵안 가결/시청자도 놀란 국회모습

입력
2004.03.13 00:00
0 0

어떤 영화도, 어떤 소설도 12일 국회에서 벌어진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따를 만큼 극적인 것은 없었다.노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2일 오전 11시부터 투표에 들어간 11시 22분, 가결이 선포된 11시 55분까지 방송 3사와 뉴스채널 YTN이 생중계한 국회의 모습은 어떤 영화도 보여줄 수 없었던 한 편의 액션과 코미디를 방불케 했다. 현장의 몸싸움과 고함을 그대로 안방으로 전달한 중계를 본 시청자들은 놀라움과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생방송된 한 편의 저질 블랙코미디는 대통령(마이클 더글러스)이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환경전문 로비스트와 사랑에 빠지는 '대통령의 연인'(게리 마셜 감독), 대통령(진 해크먼)의 불륜과 살인교사를 추적하는 '앱솔루트 파워'(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대통령으로 다양한 오락거리를 만들어 내는 할리우드에서조차 익숙하지 않은 것. 닉슨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몇 편만이 있을 뿐이다.

기자(로버트 레드포드)가 백악관에 있던 고급정보원으로부터 워터게이트 개입사건을 전해 듣고 추적하는 '대통령의 음모'(감독 알란 파큘러), 앤서니 홉킨스가 닉슨의 심경을 비교적 소상하게 보여준 '닉슨'(감독 올리버 스톤), 영국 BBC가 제작한 5부작 TV다큐멘터리 '워터게이트'는 사건 발생부터, 탄핵 발의, 사임까지를 세세히 담고 있다.

국내 역시 군사독재시절부터 '대통령 탄핵'이란 말은 입밖에도 꺼내지 못했다. 고원정 복거일씨 등의 가상 정치소설에서조차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다. '탄핵'이 구체적인 소재로 등장한 것은 인터넷 패러디물인 '대선자객' 시리즈. 지난해 연말부터 나온 이 시리즈는 딴나라당 총수 최병렬이 일제히 탄핵공격을 개시하고, 여기에 법무장군 강금실, 대검장군 안대희 등이 노무현을 구하기 위해 벌이는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현실보단 앞섰지만, 12일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이날 오전 방송을 타고 전국으로 생중계된 우리의 모습은 결국 우리의 상상력, 그 이상이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