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스페인 테러, 알 카에다 연루說/ 198명 사망·1,421명 부상 사상 최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스페인 테러, 알 카에다 연루說/ 198명 사망·1,421명 부상 사상 최악

입력
2004.03.13 00:00
0 0

엄청난 사상자를 낸 스페인 열차 동시폭탄 테러는 누구의 짓일까. 스페인은 물론 유럽 역사상 최대의 테러 참사라는 이번 사건은 피해규모 만큼이나 그 배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스페인과 미국 정부는 사건 초기 알 카에다나 아랍 저항세력이 저질렀다는 일부 주장을 애써 부인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테러수법이나 초기 현장조사 결과 스페인 국내 문제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아랍 저항세력에 의한 테러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면서 후 폭풍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사건의 배후로는 알 카에다를 비롯한 아랍 테러단체 이외에 스페인 바스크지역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단체인 '자유 조국 바스크'(ETA)로 좁혀진 상태. 전날까지만 해도 "ETA의 소행이 확실하다"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는 12일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한발 물러섰다.

알 카에다나 그 방계 조직의 소행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1998년 8월 케냐 나이로비 미국 대사관 테러와 9·11 테러처럼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중시설을 타깃으로 동시다발 폭발이라는 수법이 사용됐다는 점. 스페인 정부는 미·영과 함께 이라크전에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점 등 알 카에다 등의 공격을 받을 만한 정치적 정황을 안고 있다.

실제로 이번 테러에 사용된 차량에서 7개의 기폭장치와 코란 귀절을 아랍어로 녹음한 테이프가 발견됐다.

스페인 CS라디오도 스페인 정부 관계자가 "테러에 사용된 스페인제 특수C 플라스틱 폭탄은 ETA가 아니라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관된 다른 테러그룹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12일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정황 증거상 이슬람 테러 단체의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알 카에다 산하 '아부 하프스 알 마스리 여단'은 11일 영국의 아랍계 신문에 "이번 사건과 이틀 전 터키 이스탄불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한 뒤, "미국에 대한 공격인 '흑사병 바람 작전' 준비가 90% 끝났다는 기쁜 소식을 세계 무슬림에게 보낸다"는 이메일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터키 경찰 대변인은 "이스탄불 테러 용의자들은 체첸 출신 이슬람 테러리스트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ETA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ETA가 1968년 이후 850여명을 테러로 숨지게 한 경력과 아스나르 총리 정부가 ETA에 대해 가혹하리만치 엄격한 단속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ETA를 지목하는 시각은 소수이다. 유럽전략정보안보센터의 '세계테러감시소'(WOT)는 ETA가 아니라는 근거로 평소와 달리 공격 전 사전 경고나 사후 인정을 하지 않았으며 전통적으로 경찰, 군, 공무원, 정부 대표 등을 표적으로 삼았고 동시다발 공격을 가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ETA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아랍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