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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야기/에트로

입력
2004.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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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적인 명품'에트로는 자칫 잊혀질 뻔 했던 고대 인도 카슈미르 지방의 '페이즐리 문양'을 발굴해 낸 명품이다. 이로써 100년 가까이 된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가운데 1968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탄생한 에트로의 짧은 역사는 결코 콤플렉스가 되지 않았다. 천성적으로 여행을 좋아했던 창업자 짐모 에트로. 그가 동양의 신비함에 흠뻑 빠져 인도·중국 등의 고대 물건을 닥치는 대로 수집하지 않았던들 19세기 말 완전히 자취를 감춘 인류의 유산은 현대인에게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페이즐리 문양은 올챙이 모양의 무늬가 이어지고 화려한 색상의 작은 무늬들이 빈틈을 메우고 있어 볼수록 신비감을 준다. 이 문양의 아르니카 라인(사진) 핸드백과 스카프는 특별히 멋을 내려 하지 않아도 지적이고 매혹적인 패션 소품이 된다. 면접장에서 볼 수 있는 검은 정장 차림의 많은 여성이 에트로를 갖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트로 백은 가죽 대신 면혼방 소재의 원단에 PVC코팅을 해 가볍고 손톱 등에 긁혀도 상처가 잘 나지 않는다. 60년대 발렌티노,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에 원단을 납품하던 짐모 에트로가 여행에 필요한 가볍고 실용적인 소재를 찾은 결과다.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는 아버지처럼, 수석 디자이너 베로니카 에트로 등 에트로가의 3남 1녀 모두가 전세계를 누비면서 에트로의 독창성을 발굴해 내고 있다.

에트로는 93년 호텔 신라 면세점에 매장을 내면서 한국에 첫 선을 보였다. 이국적인 명품 브랜드만 선호하는 한국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2002년 가을은 에트로 핸드백의 계절이었다. 서양을 감동시킨 동양의 아름다움은 한국인의 시선을 잡아 끄는데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한국·일본 등 아시아의 열광이 너무 커서인지 정작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이지만.

/신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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