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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국 前대우건설 사장 왜 자살했나 /"좋은 학교 나오고 성공하신 분이… 그런 일 없으면 좋겠다" 대통령 말에 모멸감… 극단 택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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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국 前대우건설 사장 왜 자살했나 /"좋은 학교 나오고 성공하신 분이… 그런 일 없으면 좋겠다" 대통령 말에 모멸감… 극단 택한듯

입력
2004.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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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62)씨에 대한 금품 로비와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오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은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까.검찰과 남씨 주변에서는 일단 노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남씨의 부정한 사장직 연임 인사 청탁 사실이 낱낱이 공개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남씨는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대우건설 법무팀장 신모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가겠다. 차는 한강 남단에서 찾아가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기자회견 내용과 남씨의 자살이 무관치 않음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남씨의 인사 청탁과 관련, "건평씨에게 사장 유임 청탁을 했지만, 그 이유로 해서 민정과 인사에 지시해 연임되지 않도록 지시하고 확인까지 했다"고 공개했다.

대통령이 대국민 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사건 관련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사건 내용을 소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남씨가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이 국민 앞에 드러난 데 대한 자괴감 등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한 억울함의 극단적 표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는 검찰의 인사청탁 수사결과 내용 가운데 남씨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씨는 또 3개월째 계속된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 수사에 엄청난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안상영 부산시장 역시 조여오는 수사망에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구치소에서 자살했다. 남씨는 지난 1월7일 대우건설에 대한 검찰의 전격 압수수색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비자금 조성 및 정치인 금품로비 의혹에 대해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중수부의 조사를 받아 왔다.

남씨는 구속된 열린우리당 송영진 의원과 한나라당 박상규 의원 등에게 억대의 불법자금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곧 사법처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과 관련, 남씨를 조사한 것은 지난 1월27일이 마지막이었다는 점에서 사건 수사가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지난 6일 소환돼 한차례 조사를 받은 인사청탁 사건, 그 뒤에 잇따라 나온 대통령의 회견 내용이 남씨의 자살과 더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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