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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향긋한 봄나물~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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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향긋한 봄나물~ 봄이다!

입력
2004.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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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었던 땅을 뚫고 솟아오른 것이 봄나물이죠. 봄나물을 먹는 것은 곧 겨울을 견뎌낸 생명력을 먹는 것입니다.”매섭던 꽃샘 추위가 물러서고 새 계절의 기운이 감돌면서 봄나물 세상이 왔다. 향긋한 내음과 신선함으로 식탁 위를 장식하는 봄나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큼하다.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 따스한 햇살과 함께 봄나물로 한 걸음 먼저 봄을 느껴보자.

예로부터 초봄에 나는 어린 풀은 어느 것이나 뜯어 먹어도 약이 된다고 해 백초차(百草茶)라고 했다. 봄나물에는 미네랄, 칼륨, 칼슘, 인, 철이 골고루 들어 있고 섬유질 또한 풍부하다. 봄나물에 풍부한 사포닌은 몸의 저항력을 길러 주며 산성화하는 신체를 알카리성으로 바꾸어 주는 기능도 한다. 뿐만 아니라 나른하고 무기력한 춘곤증을 해소하고 독특한 향미로 식욕을 돋우는데 봄나물만한 것이 없다.

전통 약선(藥選)요리 전문가인 박희자 고메홈 푸드아카데미 소장이 신인 연기자 진서연(22)양에게 봄나물 얘기를 들려줬다. 대원과학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 소장은 ‘식품 속에 들어 있는 약용가치를 중시하는’ 약선요리의 대가. 봄나물처럼 상큼한 이미지의 진양은 MBC 시트콤 논스톱Ⅳ 등에 출연하며 자질을 더욱 키워가는 유망주다.

“봄나물에 대해 많이 알아요? 참, 어떤 나물을 좋아하나요?”

“그냥 냉이나 달래…. 서로 생긴 게 비슷해 구별을 잘 못하겠어요. 어쨌든 봄나물 하면 상쾌한 기분이 들어요. 왠지 몸에도 좋을 것 같구요.”

뜻밖에도 박 소장의 봄나물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철학적이다. “겨우내 땅 속에서 움틀 준비를 하다 땅 기운이 따뜻해지면서 솟아오르는 것이 봄나물이에요. 위로부터 태양의 뜨거운 열을 받아 자란 것이 아니랍니다. 눈밭에서 발아가 시작되면 내재한 잠재력이 발휘되는 거지요. 그래서 봄의 새순은 비타민이 풍부할 뿐더러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해요.”

“그럼 봄나물은 ‘움’이군요. 움튼다 할 때 ‘움’. 그럼 나물은 어떻게 먹으면 좋나요? ”

“유채잎이든 달래든, 봄나물과 콩을 같이 먹거나 콩가루를 뿌려 주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됩니다. 봄나물에 부족한 단백질을 콩이 공급해주는 거지요. 참기름이나 된장, 고추장에 무쳐도 매콤한 맛이 입맛을 북돋워주죠.”

“엄마가 냉이를 된장국에 넣어 끓인 걸 먹으면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럼 도라지도 많이 먹으세요. 도라지는 ‘움’은 아니지만 기관지에 정말 좋은 뿌리 식품이에요. 특히 올 봄 황사가 심하다는데 많이 먹으면 도움이 될거에요.”

”어머! 도라지가 기관지에 좋은 줄은 오늘 처음 알았어요.”

”그것 뿐인줄 아세요? 봄나물에는 식이 섬유가 많아 변비를 없애줍니다. 살로 가는 건 하나도 없으니 많이 먹는다고 살 찔 걱정도 없구요. 젊은 여성들 피부 미용 많이 생각하는데 크게 돈 들일 것 없이 봄나물만 많이 먹어도 만사해결이지요.”

박 소장의 강의는 계속된다. “봄나물은 그냥 날로 먹기 보다는 익혀서 먹는 것이 더 좋아요. 소화도 잘 되고 흡수도 빨라서죠. 특히 콩을 밥에만 넣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물에 넣어 보세요. 훨씬 맛깔스러워 보이고 영양에도 좋답니다.”

“가끔 보면 봄나물 양념이 너무 짜던데요.”

“왜 나물에 그렇게 많은 양념을 하나요? 나물은 나물 본연의 맛을 느끼며 먹어야 돼요. 진한 고춧가루나 소금 간장을 많이 써서 맛이 강하고 자극적으로 먹는 것은 잘못 돼도 크게 잘못된 거에요. 삶아서 참기름이나 고추장에 살짝 무쳐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럼 밥 없이 나물만 먹어도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니깐요.”

박 소장은 “요즘 젊은 사람들 특히 봄나물에 대해 무관심한데 이제는 음식을 사먹는 고객, 즉 국민이 바뀌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다. 고객이 무엇이 좋은 음식인지를 알고 판별할 줄 알아야 음식점들도 몸에 좋은 음식을 내게된다는 논리다. “서연 양, 오래오래 건강하고 아름답고 싶으면 앞으로 봄나물 많이 드세요.”

/글·사진=박원식기자 parky@hk.co.kr

■봄나물은 몸에도 좋아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봄나물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입맛을 돋워준다. 간장작용에 좋은 달래, 위와 장에 좋은 냉이, 피로회복에 좋은 두릅, 식욕증진에 좋은 씀바귀를 비롯, 돗나물, 원추리나물, 유채나물 등이 대표적.

롯데호텔서울 한식당 무궁화의 정문환 조리장은 “돗나물ㆍ달래ㆍ더덕처럼 생으로 먹는 나물은 새콤달콤하게 양념하고, 냉이ㆍ씀바귀ㆍ유채순처럼 데쳐 먹는 나물은 기호에 따라 고추장이나 된장으로 간을 하면 겨울 동안 무뎌진 입맛을 되찾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박희자 고메홈 푸드아카데미 소장이 소개하는 백변두 유채나물은 향과 매운 맛이 잘 어우러진 메뉴. 홍고추나 노랑 피망 등을 섞어주면 매운 맛이 더해진다. 너무 매우면 오래 씹지 않고 빨리 넘기게 되므로 고춧가루를 너무 많이 넣지않는 것이 요령. 냉이도라지무침의 경우 도라지의 쓴 맛은 숙주가 막아주고 숙주의 밋밋한 맛은 도라지가 커버해 준다. 냉이까지 어우러지니 향기가 더해진다.

● 봄나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

고메홈 (02)568-4595 서울 대치동 + 외국인도 즐겨 찾을 정도로 손색없는 한국 약선 요리 전문 음식점.

다정 (02)544-6989 서울 논현동 + 궁중요리와 사찰요리의 전통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한정식집.

석파랑 (02)395-2500 서울 홍지동 + 우리 건축 문화의 아름다움과 한정식의 세계화를 보여주는 집.

● 호텔가 봄나물축제

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4월30일까지) 소공동 (02)317-7061 잠실 (02)411-7801

서울프라자호텔 한식당 삼청각 아사달(5월10일까지) (02)3676-2345

호텔 리츠칼튼 서울 옥산 뷔페 레스토랑(3월 21일까지) (02)3451-8474

● 더덕배추겉절이

재료 배 1/2개, 더덕 2뿌리, 속배추 1/2포기, 양파 1개, 도라지 2뿌리, 간마늘 1TS, 간생강1/2TS, 찹쌀가루 1/2ts, 간장 1/2TS, 소금 1TS, 깨소금 1TS, 참기름 1/2TS, 고춧가루2TS

만드는법

1. 배를 강판에 간 후 도라지를 1~2㎝로 얇게 썰어 놓는다.

2. 무를 얇게 썰고 배추도 같은 크기로 썬다.

3. 양파를 곱게 채 썰어 찬물에 씻어 놓는다.

4. 고춧가루, 배즙, 마늘, 생강, 찹쌀가루, 간장, 소금,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다.

5. ①의 도라지를 건지고 ②와③을 볼에 담아 ④의 소스로 버무린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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