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이 얇아지면서 '브라전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선풍을 일으켰던 클리비지룩(Cleavage look·가슴골을 노출하는 스타일)이 올해 '몸짱' 열풍과 맞물려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브래지어 제조업체들마다 가슴선을 강조하는 신상품을 다투어 내놓고있다. 가슴을 풍만하게 살려주는 것 만 아니다. 브라컵 안쪽에 옥가루를 붙이고 패드 자체를 원형회복력이 뛰어난 메모리폼으로 제작하는 등 건강과 편안한 착용감을 배려한 기능성도 보강됐다. 그래서 올해 브라전쟁의 화두는 '웰빙(well-being)의 얼굴을 한 큰가슴'이다.쌍방울 샤빌이 출시한 '뷰라인 텐 브라'는 클리비지룩을 겨냥한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름에서 암시하듯 브래지어를 일자로 펴놓았을 때 좌우 유두점의 간격을 10㎝로 좁힌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75사이즈 기준 브래지어 컵의 유두간격은 13.5㎝. 유두점의 간격이 좁아지면 그만큼 가슴이 안쪽으로 몰려서 가슴골이 강조되고 볼륨감이 살아난다.
또 뷰라인 텐 브라는 브라컵의 중심 높이를 2.5㎝로 낮게 설계해 가슴 노출부위가 더 넓어지고 앞가슴이 깊게 패인 겉옷을 입어도 브래지어가 드러나지않도록 했다. 샤빌 디자인실 주경아 실장은 "3월인데 벌써 TV속 연예인들의 노출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볼 때 클리비지룩의 열풍은 올해 더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노출을 위한 옷이기 때문에 보여지는 볼륨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비비안은 클리비지에 웰빙 트렌드를 첨가한 '슬리밍 브라'를 내놨다. 몸짱시대에는 단순한 볼륨보다는 건강한 섹시미가 더 추구된다는 뜻에서 웰룩킹(well-looking)을 신상품 컨셉으로 잡았다. 3단계 컨트롤윙과 옥가루를 표면에 첨가한 헬씨 메모리패드가 특징이다.
브라 옆날개에 댄 3단계 컨트롤윙은 가슴 바깥쪽과 옆구리, 등 부위에 각각 눌러주는 힘이 다른 특수날개를 채용해 여성의 옆구리 라인을 날렵하게 정리해준다. 또 헬씨 메모리패드는 옥가루를 부착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메모리스폰지가 가슴에 정확히 밀착돼 가슴모양을 예쁘게 만들어준다. 비비안 상품기획부 브라팀 양승남 팀장은 "업계 리딩브랜드로서 소수의 패션리더보다는 대중이 따라올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따라서 클리비지를 감안하되 웰빙개념이 좀 더 강조된, 안한듯 편안한 착용감과 건강기능성을 내세우는 것이 마케팅포인트"라고 말한다.
비너스도 편안함을 화두로 한 '메모리 폼 브라'를 내놓고있다. 원형회복력이 뛰어나며 가슴선을 따라 빈틈없이 밀착되는 메모리폼을 브라컵에 채용해 착용감이 뛰어나고 75사이즈에는 기본으로 두툼한 패드를 부착해 가슴의 볼륨을 키워준다. 옆날개를 물결무늬의 누디브라 스타일로 만들었고 어깨끈의 너비를 기존의 1/2로 줄여 브라를 하지않은 듯 깔끔한 외관을 강조했다.
또 제임스딘은 봉제선이 없는 옆날개와 무봉제 햄원단 등 누디브라 스타일에 저중심 설계로 가슴골이 살아나도록 한 신제품을 내놓고 브라전쟁에 가세했다.
브래지어는 비비안 비너스 등 란제리브랜드 매출의 작게는 33%, 많게는 50%까지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실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매년 봄가을시즌 란제리브랜드들의 신상품 광고가 온통 브래지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 때문.
비비안 양승남 팀장은 "지난해 클리비지룩 바람으로 브래지어에 대한 관심이나 요구가 한층 더 많아졌다"면서 "가슴을 크고 볼륨감 있게 연출해주는 패드는 이제 거의 모든 브래지어에 채용되고 있는데 기술적으로 이 큰 가슴들을 얼마나 더 섹시하고 건강하게 연출하도록 도와줄 것이냐가 란제리업계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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