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선관위의 대통령 선거 중립 위반 결정과 불법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국민에게 사과하는 기조를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야당의 탄핵 발의에 대해서는 "부당한 횡포에 굴복할 수 없다"는 당초 입장을 고수할 방침이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어느 쪽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탄핵 정국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선관위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고 했을 뿐 이를 무시한다고 한 적이 없지 않느냐"며 수용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여론을 마냥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선 개입 발언 재발 방지에 대해서도 긍정적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은 10일 문희상 정치특보를 만나 선거구 조정에 대해 질문한 뒤 "물어보는 것은 정치적 중립과는 관계 없지요"라고 말하는 등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선관위 결정과 관련 야당의 사과 요구는 반박하면서도 "국민에게는 열 번이라도 사과할 수 있다"는 형식으로 사과 문제를 매듭지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이 사과를 전면 거부할 경우 야당 의원들의 결집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청와대측의 판단이다.
노 대통령은 10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왜 국회 발언과 토론을 통해 당당하게 대처하지 않고, 처음부터 몸으로 막는 모습을 보이려 하느냐"며 우리당의 원천 저지 방침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은 또 자신의 불법대선자금, 안희정씨 등 측근과 형 건평 씨의 비리, 민경찬 펀드 의혹 등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비겁하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되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지는 방법을 신중하게 택해야 한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재신임을 받을 것"이라고 말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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