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주가가 관리종목 지정과 추후 상장폐지 가능성에 따라 이틀째 급락하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흥은행은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0일에도 12.66%나 하락, 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조흥은행은 최대주주인 신한지주의 지분율이 81.16%로, 관리종목 지정 요건인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 80% 이상'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이달 말일까지 지분 분산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내달 1일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 상태가 1년 동안 지속되면 상장 폐지된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매도를 권하며 적정가를 2,000원대로 크게 낮췄다. 삼성증권 유재성 연구원은 "대부분 기관투자자들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어 가능한 한 빨리 매도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수급부담을 우려했다. 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원도 "신한지주가 상장 폐지 전에 소액주주에 공개 매수나 주식 교환 등을 제의할 가능성은 높지만 그 때쯤이면 이미 주가가 엄청나게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도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조흥은행이 상장 폐지될 경우 조흥은행 주주들로부터 순자산 가격(주당 2,272원)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시중 유통지분 19%를 굳이 비싸게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류재철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006년 8월 신한과 조흥은행이 합병할 때 신한지주 측이 조흥은행 주식을 신한은행 주식으로 교환해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3,000원대 미만에 처분하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 연구원은 "위험을 감수한다면 오히려 2,000원대로 크게 떨어졌을 때 매수하는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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