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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in & out/배번 이야기

입력
200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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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몸값 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자신의 고유 등번호(3번)가 아닌 '저주의 숫자' 13번을 달아 화제가 됐다. 이유는 양키스의 3번은 베이브 루스를 기리기 위한 영구결번이었기 때문. 결국 로드리게스는 3번을 피하는 대신 자신의 우상인 미 프로풋볼리그(NFL) 명쿼터백 댄 마리노(마이애미 돌핀스)가 달았던 13번을 골랐다. 이처럼 프로선수들에게 등번호는 역사이자 전설이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상징인 것이다.관중들은 한일월드컵 때 붉은 색 바탕에 아로새겨진 '20'번과 '18'번을 좇아 홍명보와 황선홍을 찾았다. 한때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의 '61'은 코리안 드림의 대명사였다. 차범근은 11번이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나 미 프로농구(NBA)에는 팀별로 다수의 영구결번(retired number)이 있다. 뉴욕 양키스는 2,130경기 연속 출장의 대기록을 세운 루 게릭(4)을 1941년 스포츠 역사상 처음 영구결번시킨 이후 베이브 루스(3) 조 디마지오(5) 등 14개의 번호를 쓸 수 없게 만들었다. 현역인 데릭 지터(2)와 조 토레(6) 감독까지 은퇴 후 가세가 확실해 1부터 9까지 한자리 숫자는 이제 구장에서 보기 어렵게 됐다. "이러다가 등에 달 번호가 없어지는 거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온다.

재키 로빈슨(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 최초 흑인선수로 공식 인정돼 42번을 '전(全)구단 영구결번'이라는 최고의 영예에 올려 놓았다.

놀란 라이언(텍사스 레인저스·휴스턴 애스트로스·이상 34, 애너하임 에인절스·30), 행크 아론(밀워키 브루어스·애틀랜타 브레이브· 이상 44) 등은 여러 팀에서 번호를 독점했다. 김병현은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로 옮기면서 200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승을 함께 한 동료이자 자신의 우상인 랜디 존슨의 '51'을 등번호로 골랐다.

NBA에서는 윌트 챔벌레인(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LA 레이커스·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13번, 래리 버드(보스턴 셀틱스)와 카림 압둘 자바(밀워키 벅스·LA 레이커스)의 33번이 그들의 소속팀에서 결번으로 등록됐다.

국내에서는 1986년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영신(OB)이 54번, '국보급 투수' 선동열(해태)이 1996년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18번을 영구 소유했다. 김용수(LG·41) 박철순(두산·21) 이만수(삼성·22)가 그 뒤를 이었다. 농구에서는 작고한 김현준(삼성)이 10번을 팬들의 가슴에 묻었고 김유택(기아·14)이 두 번째 영광을 누렸다. 99년 은퇴한 축구의 김주성(부산·16)은 축구선수로는 첫 영예를 안았고, 송종국(부산·24)이 네덜란드로 가기 전 팀으로부터 복귀할 때까지 자신의 번호를 간직하는 선물을 받았다. 8일 은퇴한 허재의 9번도 삼보팀에서 영구결번이 된다.

10번은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 이후 축구선수들이 가장 선망하는 번호.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루메니게 마테우스(이상 독일) 지네딘 지단(프랑스) 로버트 오웬(잉글랜드) 히바우두(브라질)등 축구영웅들이 이 번호를 달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만이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 10번을 결번 처리한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공식경기에는 10번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23번은 NBA 최고 스타 마이클 조던의 상징이다. 후배들이 선호하는 1순위 번호지만 실력이 따르지 못할 경우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 함부로 쓰지 못한다. 지난해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이 팀을 이적하면서 이 번호를 선택해 '돈을 가장 많이 벌어들이는 등번호'로 화제를 모았다. 올해 드래프트 1순위로 NBA 무대에 데뷔하며 신인왕 1순위에 그 이름을 올린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조던의 맥을 잇겠다며 과감히 '23'을 등에 새겼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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