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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盧탄핵안 발의/野 "4년 더 못맡겨" 與 "의석 앞세운 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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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盧탄핵안 발의/野 "4년 더 못맡겨" 與 "의석 앞세운 내란"

입력
200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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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과 법률을 유린하고 부패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4년을 더 맡길 순 없다." "국회 다수 의석을 무기로 한 합법적 내란이다."9일 노 대통령 탄핵안을 놓고 여야는 하루종일 이처럼 창과 방패를 들이대며 첨예하게 대치했다. 이 탓에 16대 국회는 마감하는 순간까지 철야 본회의장 점거 농성, 극한 대결의 고질을 되풀이하며 국민 앞에 추태를 보여주게 됐다.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시각은 이날 오후 6시27분께. 박관용 국회의장은 즉시 표결을 통해 임시국회 회기를 12일까지로 결정, 탄핵안 투표 시간을 확보했다. 우리당은 당초 본회의 보고 단계부터 실력 저지키로 했었으나 오후 의총에서 표결 저지로 입장을 바꿔 여야간 몸싸움을 피할 수 있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대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오늘은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을 부정한 치욕의 날"이라며 야당을 맹비난했다.

앞서 양당이 오후 3시50분께 국회에 탄핵안을 제출하기까지는 적잖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나라당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오전까지만 해도 탄핵안 발의조차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오후의 한나라당 의총에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와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강두 임인배 의원 등 영남권 의원들이 "노 대통령에게 앞으로 4년을 맡길 수 없다"며 강행처리를 주장,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일부 중진들이 가세했고, 최병렬 대표까지 "여기서 좌절되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거들어 1시간40여분의 난상토론은 탄핵 발의로 결론지어졌다. 한나라당의 공조 여부를 장담하지 못해 노심초사하던 민주당이 쾌재를 부른 건 당연지사.

민주당은 이날 탄핵안에 서명하지 않은 소속 의원 11명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동참을 독려하는 등 탄핵 발의 관철에 당력을 집중했다. 발의 가능성을 반신반의하다 기습을 당한 우리당은 본회의 참석을 미루면서 급히 오후에 의총을 소집,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는 한때 탄핵안 실력 저지 여부를 놓고 견해 차이를 보이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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