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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물러날때 박수 받는 정치인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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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물러날때 박수 받는 정치인을 보고싶다

입력
200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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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민주당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에서 존 케리 상원의원이 선출되었다. 경선에 출마해 케리와 경쟁했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지난 주 슈퍼 화요일의 참패를 인정하고 경선 후보를 사퇴했다.그는 두 아들이 다녔던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시종 환호와 박수 속에 사퇴 연설을 했다. 그는 패자였지만 승자 못지 않은 박수와 갈채를 받으면서 끝을 맺을 수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부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언제 저런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을까 꿈같이 느껴진다.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나는 정치인에게도 모두가 박수를 보내는 정치, 박수를 받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당당히 자기 주장을 하고, 그 주장이 대중의 지지를 남보다 덜 받으면 또 당당히 물러서는 풍경이 참으로 부럽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퇴임한 대통령들조차도 박수는커녕 감옥에 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할 정도다. 당내 경선을 하면 낙선자가 불복할 것이 염려되어 경선 낙선자는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까지 만들어야 한다.

모든 정당이 개혁을 외치면서도 불법 선거 운동으로 단속된 건수는 벌써 지난 총선의 몇 배에 이르고 있다. 그 와중에도 누가 지난 대선에서 더러운 돈을 덜 받았는가를 다투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심지어 선거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결정했는데도 청와대나 각 당은 자기 입맛대로 선관위의 결정을 재단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잘못이 없다고 우기는 청와대나 탄핵을 들고 나온 야당 모두 어떤 것이 국민을 위하는 길인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오직 어떻게 하면 총선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선거를 코 앞에 두고도 선거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모두가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아름다운 퇴장'과 같은 신나는 정치, 멋진 정치인, 분별 있는 유권자가 더 없이 부럽다. 그런 날이 빨리 와야 한다. 정치 개혁을 정치권에서 못한다면 유권자 혁명에라도 기대를 걸어야 한다. 깨어 있는 유권자 의식만이 '아름다운 정치'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 하루 빨리 아름다운 정치를 볼 수 있기를.

/jbr9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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