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대식 건물이면 뭐합니까.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데."경기 성남시 분당 고속버스터미널이 건물 소유주와 터미널 운영주체 간 관리비 다툼으로 단전, 단수에 통신까지 끊기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분당터미널 소유주인 한국부동산신탁(이하 한부신)은 지난달 26일부터 지상 1층 고속버스터미널 시설에 대한 전기 및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 또 전화선도 끊어 전화 및 인터넷을 통한 예약·발권서비스까지 전면 중단됐다.
이 때문에 하루 1,000여명이 찾는 터미널에는 화장실 사용이 중단되고 밤이면 인근 약국에서 켜 놓은 불에 의지하는 암흑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또 예매와 탑승안내 등 정상적인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한부신 측은 "고속버스터미널 사업자인 (주)삼화D& C가 입주이후 관리비를 내지 않아 밀린 관리비가 4억원이 넘는다. 단전·단수는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삼화D& C측은 "발권수수료로 연명하는데 한달평균 1,400만원의 관리비를 내면 적자가 불가피하다"면서 "한부신과의 소유권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서 관리비를 낼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분당터미널은 삼화D& C가 사업을 추진해오다 1990년 중반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한부신을 신탁사업자로 선정, 사업을 계속했으나 부도가 났고, 현재는 시공업체인 삼성중공업에 의해 압류돼 있는 상태.
한편 성남시는 7월까지 관리비, 단전·단수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터미널사업자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삼화D& C측에 공문을 보내 자칫 터미널 운영중단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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