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돈을 모으려면 푼돈도 절약해야 한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한꺼번에 목돈이 나간다면 푼돈을 모을 때의 열정과 10억원을 향해 달려갔던 뿌듯함도 함께 잃을 수 있다. 이런 걸림돌 중 쉽게 예상치 못하는 것이 이혼이다. 정신적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재테크 측면에서도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일찍이 가족 해체를 경험한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의 젊은이들이 결혼을 회피하는 이유로 이혼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학습한 결과라고 보면 무리일까?이혼에 따른 경제적 피해
이혼에 따른 경제적 손해는 위자료 뿐만이 아니다. 흔히 부부는 내 것과 네 것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함께 일해서 집도 마련하고 자동차도 산다. 통상 정신적 고통의 대가인 이혼 위자료가 3,000만원 수준에서 결정되고 부부가 같이 형성한 재산에 대해서는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재산 분할을 하게 된다.
이혼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재산이 줄어드는 것 뿐만 아니라 재무 목표를 크게 수정해야 하고 이에 따른 비용과 이혼자로서의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첫째 집을 급하게 팔아야 하므로 제값을 받기가 어렵다. 둘째 더 큰 집을 마련할 기회도 잃고, 다른 집을 구할 때 드는 비용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셋째 위자료를 주기 위해 예금을 중도 해약하거나 때론 빚을 얻어야 한다. 넷째 신용상의 불이익으로 신용평가기관에서 이혼자에 대해 대출을 거부한 사례도 있다.
부부가 함께 하는 재테크
따라서 이런 손해를 사전에 줄이는 방법과 부부가 함께 하는 재테크 방법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우선 부부 공동명의로 집을 등기하면 팔 때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현행 세법은 양도차익에 대해서 누진과세(금액이 적을수록 세율이 낮음)를 한다. 가령 2억원에 사서 3억원에 팔면 양도차익 1억원에 대한 세금이 한 사람 명의일 경우보다 부부 공동일 때 693만원이나 절약된다. 만약 공동 등기를 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증여를 통해 하는 것이 좋다. 3억원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단 취득세, 등록세는 부담해야 한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면 '부부재산계약제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제도는 예비 부부가 결혼 후 재산관리 및 처분권한 등에 대해 미리 계약을 하는 제도로 등기소에 신청할 수 있다. 세대주를 반드시 남편으로 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청약저축에 가입하거나 장기주택마련저축 등 연말정산을 받을 때 세대주만 자격이 있으므로 가급적 소득이 많은 사람이 세대주가 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의사 결정에 부부가 함께 참여하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할 때 서로 합의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최선이다. 원만한 결혼 생활이야 말로 당신의 10억원 달성 목표를 더 빨리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심 우 성 국민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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