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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서명과정서 막강 영향력 과시 시스타니는 "태풍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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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서명과정서 막강 영향력 과시 시스타니는 "태풍의 눈"

입력
200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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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알리 알 시스타니(73·사진)가 이라크 임시헌법 서명을 전후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시스타니가 8일 임시헌법 서명식 뒤 홈페이지를 통해 (임시헌법은) 모든 민족과 지역의 통합을 보장할 미래 헌법의 장애물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스타니는 "과도통치위가 합의한 어떤 법도 총선에 의한 의회가 승인하기 전에는 영향력이 없다"고 못박았다. 미국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상당한 부담을 안은 셈이다.

이란 태생의 시스타니는 시아파의 정신적 지도자인 '마르자'로 추앙 받으며, 세계에 5명 뿐인 '그랜드 아야툴라'중 한명이다. 그는 여러 차례 이라크 시아파에게 미군 등 연합군에 저항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등 온건중도 노선으로 시아파 강경파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특히 비정치적 성향인 점에서 '이라크의 호메이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상당 부분 씻어냈다.

그러나 시스타니는 조기 총선 요구와 임시헌법 통과 과정에서 시아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면서 이라크 정국의 큰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시스타니는 5일 임시헌법을 거부해 서명식을 무산 위기에 빠트렸고, 과도통치위의 시아파 위원들의 읍소를 받고서야 통과를 양해하는 등 시아파 민중 뿐만 아니라 정권의 시아파 핵심에 대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스타니가 8일 임시헌법 통과 뒤 거듭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피력한 것은 스스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손'에 머물지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의 한 측근은 "시스타니가 결코 정치적 역할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권 이양 과정의 단계마다 의사를 밝히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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