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 특구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뒤 중국 당국에 구속된 양빈(楊斌·41)이 구속되기 직전 우리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신의주 특구에 공항과 항구, 석유화학공장 건설용으로 100억위안(1조4,178억원)을 투자하는 문제를 협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장은 양빈의 전기 작가인 관산(關山)이 9일 홍콩에서 출간한 양빈 전기 '불을 훔친 불행한 수반'(不幸的盜火者)에서 제기됐다.양빈과 함께 평양을 오가며 특구 설립협상에 참여했던 관산은 "양빈이 2002년 10월4일 새벽 5시10분 중국 공안에 연행되기 직전 마지막 만난 손님은 우리은행 임직원 일행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은행 이종휘 부행장 등이 선양(瀋陽)의 성공한 사업가인 쑨펑샹(孫鳳祥) 펑샹(鳳祥)그룹 회장과 함께 3일 밤 11시 양빈 별장에 도착, 신의주 특구에 한국의 직접 투자가 허용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펑샹그룹과 함께 투자회사를 설립하는 문제를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양빈은 이 자리에서 "100억위안을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측은 "당시 북한과 합작으로 신의주에 은행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양빈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100억 위안등 구체적 투자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면서 "관산이 우리은행에 요청하려고 했던 내용을 마치 우리은행이 요청한 것처럼 썼다"고 부인했다.
/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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