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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국민소득 2만弗시대의 전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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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국민소득 2만弗시대의 전제 조건

입력
2004.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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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경제 전문가가 "이대로 가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GDP) 2만 달러가 불가능하다"면서 가장 큰 이유로 정치 불안을 꼽았다. 그 기사를 읽으니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이 떠올랐다.나는 당시 미국은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보다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데도 경제적으로 앞선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미국은 이웃 캐나다에 비교해도 자원 매장량이 뒤지지만 경제 규모는 훨씬 크다. 나는 해답은 사람과 시스템의 차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한마디로 미국 발전의 원동력은 투철한 자본주의 정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자본주의 정신은 많이 일하면 더 많이 주고 능력이 더 있으면 그것을 평가해서 보상을 주는 제도다. 그러나 이 같은 경쟁 위주의 자본주의는 큰 폐단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서 성장에 역점을 둘 것인가 먼저 분배에 역점을 둘 것인가 하는 논쟁이 심하다.

7, 8년 전 중국에 갔을 때 나는 중국이 급속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중국이 자본주의 정신을 철저히 경제에 불어넣고 이를 지키려 한다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안내원은 "요즘 중국의 젊은 부부가 한 침대에서 같이 잘 확률은 10%도 안 된다"고 말했다. 부부들이 각자 돈벌이를 위해 뿔뿔이 흩어져서 산다는 얘기였다. 공산주의 시대의 무상 교육 제도가 폐지되면서 중국의 부모들은 자녀의 학비를 대야 한다.

결국 자본주의를 철저히 적용하면 경제 발전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거기서 오는 부작용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한국이 1인당 2만 달러 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한국이 미국과 똑같은 전략을 쓴다면 결국 미국의 몇 분의 일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 결국 한국은 미국이 갖고 있지 않은 좀더 효율적인 제도와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이제 우리가 1인당 2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좀더 '떡'을 키우는 전략을 써야 한다. 다시 한번 우리 전략을 가다듬고 한국인만이 갖는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문제는 경쟁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이다. 경제학자들의 처방은 정치인이나 국민들 모두가 익히 아는 이야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어떻게 실현하느냐이다. 누구에게 일차적인 책무가 있는 것인가?

김 윤 호 중앙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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