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 설상가상? '아웃 오브 타임(Out of Time)'의 매트(댄젤 워싱턴)가 그렇다. 미국 플로리다 작은 마을의 보안관 매트는 아내 알렉스(에바 멘데스)와 사이가 나빠 지면서 유부녀 앤(산나 라단)과 달콤한 시간을 갖는다. 아내와 이혼하면 함께 떠날 생각까지 하는데, 앤이 덜컥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는다. 남은 시간은 6개월.공교롭게 날마다 앤을 때리는 못된 남편은 앤이 죽을 경우 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생명보험을 들어 놓았다. 평소 남편을 미워하던 앤은 남편 몰래 수혜자를 매트로 바꿔 놓는다. 자신의 마지막 선물이라며.
차마 애인의 죽음으로 돈을 벌기 싫었던 매트는 범죄 증거자료로 보관중인 압수금 75만달러를 앤에게 건네고 치료차 함께 떠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그날 밤, 앤과 남편은 원인 모를 화재 때문에 시체로 발견된다. 이때부터 앤의 보험 증서, 사라진 증거금, 휴대폰 통화 내역 등 모든 것이 매트에게 불리한 정황 증거로 뒤바뀌며 그의 숨통을 조인다.
'너무 늦었다'는 뜻의 제목처럼 이 작품은 시시각각 주인공을 위협하는 사건이 연속되며 관객을 시종일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며 긴장 속으로 몰아 넣는다. 프레드릭 포사이드나 존 그리샴의 잘 짜여진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아귀가 정확하게 들어맞는 치밀한 구성은 칼 프랭클린 감독의 연출력을 다시금 돋보이게 만든다.
여기에 점잖고 고귀한 역을 주로 맡아 온 댄젤 워싱턴이 위기의 남자가 돼 진흙탕에서 뒹구는 모습을 보는 것도 다른 작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색다른 재미. 종반까지 탄탄하게 유지됐던 긴장감이 어설픈 결말로 맥이 풀리는 것이 흠이지만 오랜만에 댄젤 워싱턴의 절박한 연기와 정교한 두뇌 플레이를 만날 수 있다. 15세가. 12일 개봉.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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