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아이언샷과 감각적인 퍼트가 최경주를 '톱5'에 올려 놓았다.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8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럴리조트골프장 블루코스(파72·7,12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포드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경주는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5위를 차지, 지난달 9일 AT& 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 공동4위 이후 한달 만에 시즌 2번째 '톱5'에 입상했다.
불안한 드라이버 샷에도 불구하고 높은 그린적중률에 이은 감각적인 퍼트를 합작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최경주는 4라운드 평균 72.2%(공동 7위)를 그린에 적중시킨 이후 퍼트 수를 1,615개(4위)로 막아냈다. 평균 퍼트 수는 28개. 반면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평균 278.4야드(48위), 페어웨이 안착률은 57.1%(공동43위)에 머물렀다.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증명한 최경주는 시즌 상금 47만7,164달러로 상금랭킹을 40위에서 29위로 끌어올렸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4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 역전우승을 노렸던 최경주는 타수를 착실이 줄였으나 가속이 붙지 않아 우승권에서 점차 멀어졌다. 한때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최경주는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뽑아내 10위권에 재진입한 뒤 17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여 '톱5'에 들어오는 뒷심을 발휘했다.
사실 이날 갤러리들은 온통 '블루 몬스터'가 어떤 장난을 칠 것인지에 관심을 쏟고있었다. 팔뚝이 굵어 별명이 '뽀빠이'인 크레이그 패리(호주·38)는 스콧 버플랭크(미국)와 합계 17언더파 271타 공동선두로 블루 몬스터(18번째 홀·파4)에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티샷을 러프로 보내 위기를 맞은 버플랭크는 230야드나 떨어진 그린을 향해 두 번째 샷을 날렸다. 샷은 벙커를 살짝 지나 그린 에지로 올라갔다. 그러나 버플랭크의 미소도 잠깐이었다. 패리가 176야드 지점에서 6번 아이언으로 날린 두번째 샷이 핀 바로 앞에서 통통 뒨 뒤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간 것. 이글이었다. '블루 몬스터'의 요술에 갤러리와 선수 모두 할말을 잊었다. 버플랭크는 꺼내 들었던 퍼터를 슬그머니 캐디에게 넘겼다.
2002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NEC인비테이셔널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의 대회 4연패를 저지하며 투어생활 10년 만에 첫 우승을 따냈던 패리는 2년 만에 1승을 보탰다. 패리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라며 우승상금 90만달러와 14만달러짜리 포드GT슈퍼카를 부상으로 챙겨갔다.
/조재우기자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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