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 후원업체 선정 대가로 아디다스코리아 김현우 회장으로부터 5억8,000만원을 받은 김운용(사진)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평소 곤궁한 생활을 빙자, 스포츠용품 업체에서 수시로 돈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회장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틈만 나면 돈이 없다고 밥값, 술값을 다 내도록 했으면서, 금고에 그렇게 외화와 귀금속을 쌓아 놓은 것을 보고 배신감을 느꼈다"고 발언한 김 회장의 검찰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파킨슨씨 병을 앓고 있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회장도 검찰의 발언에 "그렇게 말했다"고 동의했다.
실제 김 회장은 검찰에서 김 의원에게 돈을 준 혐의를 부인했다가 검찰이 김 의원의 금고 사진을 보여 주자 격분, 돈 제공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에 따르면 김 의원은 만날 때마다 술값, 밥값 등 향응을 받은 것도 모자라 5,000만원씩 수차례나 돈을 챙겨갔다는 것.
김 회장은 또 김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을 취하한 후에야 후원업체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은 김 의원의 아들 김정훈씨가 아디다스코리아에서 11만달러를 빌려 쓰고도 갚지 않자 김 의원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후원 업체 선정과 관련해 소송 취하를 강요 당했다는 것.
검찰은 "1995년 후원업체에서 탈락한 아디다스코리아는 결국 97년 소송을 취하한 다음에야 다시 후원업체로 지정됐다"며 "평소 수백만원씩 김 회장이 건네주던 용돈이 이때부터 몇천 만원 단위로 커졌다"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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