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남자친구와 사랑에 빠진 50대 아줌마와 애인의 엄마에게 '발목'을 잡힌 60대 할아버지의 로맨스를 멋지게 그린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을 20대 처녀와 50대 아줌마가 보았다면 과연 어떤 반응일까.20대 처녀. "잭 니컬슨은 실제로도 수많은 여성들에게 마수를 뻗는다지. 하긴 그 미소와 말재주에 버틸 여자가 있겠어? '매트릭스'의 키아누 리브스도 잭 니컬슨 앞에선 그저 나무토막으로 보일 뿐이던걸. 58세 다이앤 키튼과 66세 잭 니컬슨을 보면 참으로 신기해. 어쩜 그 나이에 그토록 귀여울 수 있을까. 아기처럼 엉덩이가 보이는 환자복을 입고서도 젊은 여자만 보면 껄떡거리는 잭 니컬슨, 수십 년 만에 사랑을 느낀 남자와 헤어진 뒤 사춘기 소녀처럼 엉엉 울어대는 다이앤 키튼. 사랑에 빠지면서 여름에도 터틀넥 스웨터만 입던 그녀의 패션도 점점 편안해 지던걸. 생각해보면 사랑, 연애는 우리 애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야. 그 나이 사람들도, 우리처럼 귀여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 새롭다. 나도 나이 들면 그런 사랑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진짜 이 영화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멋진 '걸'들이다. 조연들 하나하나까지 어쩜 그렇게들 늘씬날씬한지. 아! 스트레스 쌓인다."
50대 아줌마. "나도 봤다우. 느낌? 뭐 그 사람들이야 그러고 살겠지 뭐. 마음에 안 드는 투라구? 사실 좀 그렇긴 하더군. 사실 그건 노인의 사랑과는 거리가 먼 얘기지. 쉰 넘은 독신녀가 남자랑 한 번 잤다고 울고 불고 하기가 어디 쉽겠수. 스무 살 처녀도 아닌데 말야. 당신도 내 나이쯤 돼봐. 세상만사 심드렁해지지. '미워 죽겠다' '좋아 죽겠다' '맛있어 죽겠다' 그런 거 없어. 가끔 '아파 죽겠다'는 있어도 말이지. 그런데 그게 싫지 않아. 그건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얘기일 수도 있지 않겠수. 아무튼 난 이 영화 그저 그랬다우. 작년인가 변강쇠 같은 노인네가 나오는 '죽어도 좋아'가 나와서 동네 할아버지들이 죽을 맛이라고 하더구만. 이 영화는 마치 20대 로맨틱 코미디에 주인공만 노인네들로 바꾼 느낌이야. 아 참 아가씨, 50대에 그런 사랑하고 싶다고? 그럼 젊어서부터 잘 가꿔. 다이앤 키튼 좀 봐. 그게 어디 50대 몸매야? 게다가 그 여자는 배역 맡고 3개월이나 특별 몸매관리 받았다는데. 이런 저런 게 모두 스트레스야."
p.s. 사랑할 때 버려서는 안될 사소한 것들. 친구들 전화번호(남자친구만 생기면 전화 불통되는 여자들, 곧 후회할 날 올 것이다), 언제라도 소개팅을 한 번 더 주선해줄 수 있는 의리 있는 친구들 목록. 나보다 더 매력적인 그(녀)가 존재할 것이라는 겸손. 그(녀)도 사람이기에 나를 싫증낼 수 있다는 현실인식.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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