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숙(68)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좌교수가 장편소설 '피아니스트의 탄생'(현대문학 발행)을 냈다. 그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된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의 주빈국 조직위원장을 맡아 분주하다. 8일 만난 이씨는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된 12월 말에 소설을 마쳤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도서전 준비를 해왔는데 막상 책으로 나온 작품을 보니 가슴이 떨리고 부끄럽다"고 말했다.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직에서 은퇴한 2001년 월간 '현대문학'에 단편 '빈병 교향곡'을 발표하면서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했다. "음악과 문학 모두를 사랑했지만 음악을 전공으로 택했다. 대학에 들어온 뒤 문학에 대한 열병이 도져, 신춘문예와 문예지 곳곳에 투고했지만 번번이 좌절해야 했다." 그는 젊었을 적 꿈을 이제야 이루게 됐다며 감격스러워 했다.'피아니스트의 탄생'은 피아니스트로 교육 받는 소년을 통해 진정한 음악 교육의 길을 짚어본 작품이다. 피아노를 전공했고 음악교육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씨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현재의 음악교육은 상상력, 창의력을 개발하는데 미진하다. 눈으로 악보를 익히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귀로 배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게 음악학 전공인 그가 밝힌 소설의 주제다. 그는 "그런 주장을 논문으로 여러 번 발표했지만 효과적이지 않았다. 보통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집필 동기를 전했다. 소설은 생생한 사람살이를 모국어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그는 매일 아침 8시 경복궁 내 조직위원장 사무실로 출근한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찾는 세계인에게 주빈국 한국을 '가보고 싶은 나라'로 알리는 게 목표"라는 그는 "책 뿐만 아니라 영화와 연극, 음악, 무용, 학술, 미술 등 문화 전 분야를 아울러 홍보하는 한편, 대표적인 예술인을 집중 지원하고 젊은 예술인을 발굴하는 작업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문화의 가장 오래된 것과 가장 새로운 것을 넘나드는, 한국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예술품을 내놓는 게 목표"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