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금강고려화학)와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 등의 등기이사로 잇따라 추천돼 사실상 '포스트 정몽헌' 체제를 구축하며, 그룹 실권을 장악했다.현대엘리베이터는 8일 이사회를 열어 30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현 회장을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주총에 상정키로 결의했다. 또 임기가 만료되는 최용묵 사장을 연임하고, 신복영 콤텍시스템 회장(전 서울은행장)을 임기가 만료되는 허호준 사외 이사 후임으로 추천하기로 했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이 현대아산,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의 등기이사로 추천된 것은 현 회장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한 조치"라며 "계열사별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측은 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 황병기 전 감사원 사무총장, 박용상 국회공직자 윤리위원장 등 범현대가가 추천한 중립인사 3명과 정몽진 KCC 회장 등 KCC측이 추천한 인사도 주주제안 형식으로 이사 후보로 주총에 올리기로 했다.
현대측의 현 회장의 이사 추천은 범현대가나 KCC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주총에서 표대결로 승부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은 현 회장측 30.05% 정상영 KCC 명예회장측 16.12% 범현대가 15.41%로 현 회장측이 표대결에서 다소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해 범현대가가 반발, 주총에서 KCC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어 30일 주총 표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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