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체가 참여하는 배드뱅크(Bad Bank·은행들의 부실 채권을 모아 처리하는 곳) 설립과 함께 열심히 빚을 갚는 신용불량자에게 보상을 해주는 '신상필벌(信賞必罰)' 방식이 신용불량자 대책의 골격을 이룬다.이로써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은 개별 금융기관 창구를 통한 500만원 이하 소액 연체 처리 배드뱅크를 통한 다중채무 유동화 법원을 통한 개인회생제나 개인파산 등 3단계로 이뤄지게 됐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기자들과 만나 "다중채무자의 부실채권을 한 곳에 모아 유동화하는 배드뱅크 설립 방안을 6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11일 신용불량자 대책의 윤곽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그러나 신용불량자 대책은 선심성 논란이나 도덕적 해이의 소지가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일괄 발표하지 않고 금융기관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배드뱅크에는 부실 개인채권을 보유한 전 금융기관이 현물 출자 등 형태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배드뱅크로 모은 뒤 이를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등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된다는 뜻이다.
이 부총리는 또 "전체 신용불량자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 500만원 이하 소액 연체자는 개별 은행 창구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은행 입장에서 이미 대손충당금 적립이 끝난 상황이어서 5∼8년에 걸쳐 여유 있게 회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와함께 "채무자가 열심히 빚을 갚으면 가속적인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부총리는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 후보에 대해 "합리적이고 무리 없는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삼성과의 관계는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과거 정권의 금융기관장 단임 원칙에 대해 이 부총리는 "임기는 의미가 없으며 유능한 경영자는 5∼6년을 해도 좋다고 본다"며 "앞으로 인재는 외부 수혈도 중요하지만 내부에서 경쟁을 시키며 키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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