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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렌즈 대신 가급적이면 안경을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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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렌즈 대신 가급적이면 안경을 써야

입력
200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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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는 봄기운이 잔뜩 녹아있다. 하지만 황사 때문에 봄이 오는 게 싫다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특히 올해 유달리 일찍 찾아온 황사에는 황사에 카드뮴, 납, 실리콘, 구리, 알루미늄 등 중금속이 많이 섞여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각종 호흡기 질환과 피부 및 눈 질환을 유발하는 황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생활수칙을 알아보자.만성 호흡기환자, 호흡곤란 위험

황사는 입자가 커서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나 호흡곤란, 가래 등을 유발한다. 또 몸의 1차 방어선인 코와 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몸 안으로 쉽게 침입해 각종 호흡기질환에 걸리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후두염과 알레르기성 비염. 후두염에 걸리면 목이 칼칼하고 침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변한다. 이럴 때에는 목구멍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말을 삼가고 금연하는 게 좋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심한 재채기와 맑은 콧물이 흐르는데, 증상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면 콧물이나 코막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졸리거나 입이 마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코점막의 충혈을 완화하기 위해 혈관수축제를 콧속에 뿌리기도 한다.

해마다 이맘때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해지는 사람들은 전문의를 찾아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한민수 교수는 "예방약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2주일 정도 걸리므로 예상 발병시기를 잘 맞춰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성 호흡기 질환자는 심하면 목숨까지 잃는다. 기관지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가 황사를 흡입하면 기관지 수축과 기도 염증이 갑자기 심해져 호흡곤란을 낳고 심하면 급성 호흡부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황사에 포함된 각종 중금속의 미세 먼지들은 만성 기도 질환자의 호흡기 증상을 악화시키고 면역기능이 낮은 노인과 영아에게는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중 세안으로 피부 보호

황사는 가려움증이나 따가움, 발진, 발열 등 각종 피부병을 일으킨다. 건조한 날씨와 황사가 겹치면서 실내 공기가 오염돼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을지대병원 피부과 구대원 교수는"황사가 있는 날에는 외출 전에 크림을 발라 피부를 보호하고 귀가해서는 자신의 피부에 맞는 클렌징 제품으로 닦아낸 뒤 다시 비누로 씻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때 너무 강하게 씻지 말고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또 얼굴이 가렵고 열이 나거나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식염수로 닦아내고 냉찜질로 피부를 진정시켜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밖에 나갈 때는 모자나 마스크를 쓰게 해 피부가 황사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는 반드시 손발과 눈, 코, 얼굴 등을 깨끗이 씻게 한다. 유모차를 타는 어린 아기라면 유모차에 비닐덮개를 씌워주는 것이 좋다.

라식수술 환자, 렌즈 착용자 주의를

라식이나 라섹, 백내장 등의 수술을 받았거나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황사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한길안과병원 조범진 부원장은 "최근 라식수술 등을 받은 사람은 외출시 반드시 보안경을 착용하고 눈에 흙먼지가 들어가면 절대 비비지 말고 인공누액으로 눈을 씻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렌즈 착용자도 가급적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흙먼지가 렌즈에 붙어 흠집을 내거나 각막을 자극해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 부득이 렌즈를 착용할 땐 소독과 세척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만 황사 먼지의 자극으로 눈곱이 많아지고 가렵다고 해서 함부로 안약을 사용하면 안 된다. 성분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안약을 오랜 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 간혹 충혈된 눈이 보기 흉하다고 안대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오히려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눈이 붓거나 가려움이 심하면 하루 2∼3회 정도 찬 수건을 대고 있거나 얼음 마사지를 해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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