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7일까지 전국 243개(새 선거구 획정안 기준) 선거구 가운데 223개 지역의 단수우세후보를 확정했다. 91%가량 공천이 마무리 된 셈이다. 현역 의원의 경우 불출마 26명을 비롯, 공천탈락 24명, 공천 미신청 5명 등 모두 55명이 17대 총선에는 나서지 못하게 됐다. 공천 이전 현역 의원(148명)을 기준으로 37%가 물갈이 된 셈이다. 물갈이된 현역의원 가운데 영남에 지역구를 뒀거나 공천을 신청한 의원이 32명으로 60%를 차지했고, 이중 대구·경북(TK)이 17명으로 부산·경남(PK·15명)보다 많았다. 그러나 대표적 색깔론 주창자라는 이유로 낙천 대상으로 거론된 김용갑, 정형근 의원이 재공천된 데 대해선 논란이 일고 있다.공천후보를 직업별로 보면 법조인 출신이 50명으로 23%로 가장 많았고, 정당인 38명, 지방정부나 지방의회 출신 25명, 언론인 24명, 학계인사가 16명의 순이었다. 법조인 비율이 높은 데 대해 공천심사위측은 "관계나 기업출신 인사들이 야당 입당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천후보 223명의 평균연령은 52.2세로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59.2세)보다 7세가 낮았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민주당은 7일 19개 지역 후보를 추가 발표하는 등 이날까지 147개 지역구의 후보를 확정했다. 그러나 호남 물갈이가 한계에 봉착해 있고 공천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불거지는 등 흐름은 순탄치 않다.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재공천됐다. 지금까지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은 경기 부천 오정의 최선영 의원이 유일하다. 불출마를 선언한 장성원 장재식 장태완 정범구 의원, 이날 옥중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박주선 의원을 더해도 물갈이된 의원은 6명에 불과하다.
호남권 물갈이가 지지부진한 것은 물론이다.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던 한화갑 전 대표는 검찰이 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한 후 전남 무안·신안으로 돌아갔다. 김상현 의원은 광주 북갑에서 7선에 도전한다. 물갈이를 주장하며 서울로 온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조순형 대표가 떠난 강북 을에서 공천을 따냈다. 정균환 의원은 전북 고창·부안 공천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그밖에 강운태 정철기 이낙연 의원 등 호남 의원도 다시 금배지에 도전한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광주 북 갑·을, 전남 광양·구례, 해남·진도, 서울 종로 등 공천 탈락자들이 잇따라 재심을 청구하고 있다. 소동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5일 각 지구당에 공문을 보내 "중앙당이 일괄 정리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열린우리당은 7일까지 174개 지역의 총선 후보를 확정했지만, 나타난 결과가 '개혁공천과 세대교체'라는 당초 목표에서 빗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영입인사와 유력 정치 신인들이 경선 패배로 잇따라 탈락하고, 그 자리를 도리어 지난 총선 때 탈락했던 인사나 이른바 토착 후보들이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권오갑 전 과기부 차관과 박범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최창환 전 이데일리 대표, 이평수 수석부대변인 등이 지역 토착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것이 단적인 사례다.
거물급 명망가나 신진인사가 적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지구당위원장이나 당료, 시의원 등 정치권 출신이 전체의 40% 가량을 차지, 참신성과 물갈이 측면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유인학(장흥·영암) 최상용(영천) 조일현(홍천·횡성) 전 의원 등 13∼15대 국회에서 의원을 지냈던 인사들이 경선을 통해 후보자리를 따내고 있어 세대교체가 아니라, 구세대 부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천이 확정된 일부 인사는 민자당과 자민련 등을 옮겨 다닌 철새 정치인들이다.
현역의원 상당수가 공천 심사대를 무사통과한 것도 '기득권 버리기'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불출마 의원을 제외한 현역 33명이 공천장을 받았고 낙천·낙선 대상 의원도 구제를 받아 '고무줄 잣대'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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