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소비에도 '봄'은 오는가.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6%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소비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내수가 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7일 재경부에 따르면 민간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도소매판매는 1월에 작년 동월 대비 2.5%가 감소,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도소매판매(전월비)'는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작년 10월 1.6% 상승에서 11월 1.8% 감소로 돌아섰다가 12월 0.5%, 올 1월 1.8%의 증가를 나타낸 것이다.
재경부는 또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1월에 각각 9.5%와 5.1%씩 감소했으나 2월에는 증가세로 반전된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 통계청 조사) 역시 10월 91.5에서 1월 98.0으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소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청년 실업률은 1월에 34개월만에 최고치인 8.8%를 기록했지만 겨울철 일거리 감소 등을 감안한 계절조정 취업자수는 작년 11월 2,220만명에서 올 1월 2,259만명으로 개선됐다. 또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계절조정 경제활동 참가율도 작년 11월 61.5%에서 올 1월엔 62.2%로 올라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2월 경제동향'을 통해 "설비투자는 여전히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지만, 침체됐던 민간 소비는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모처럼 증가세로 돌아섰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2월 매출은 지난해 2월과 견주어 3∼10% 늘어났으며,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할인점도 7∼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보다 영업일수가 2∼3일 늘어난 덕분일 뿐 소비심리 회복이나 내수경기 개선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2월은 설 연휴 때문에 쉬는 날이 많았던 반면 올 2월은 29일까지 있어 영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이상 많았다"며 "이런 요인들을 제거하면 사실상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하루 평균 매출만 보면 지난달에도 2.1% 감소했다"며 "내수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회복속도는 매우 느리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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