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TG삼보가 6일 삼성을 93―92로 꺾고 역대 한 시즌 최다승(40승) 기록을 세우며 2003∼04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10월25일 개막 후 보름만인 11월8일 삼성과 공동 1위에 오른 이후 4개월간 단 한번도 선두를 내준 적이 없었을 정도로 TG삼보의 우승은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었다.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TG삼보의 우승원동력은 토종 3인방의 활약 덕분이었다. 그 중심에는 올 프로농구 최고로 성장한 김주성(25·205㎝)이 있었다. 공수 전환시 스피드는 물론 골 밑 플레이가 일품. 특히 절묘한 타이밍으로 볼을 쳐내는 그의 블록슛은 단숨에 경기흐름을 바꿔놓기 일쑤였다. 군에서 제대한 신기성의 가세는 TG삼보에 날개를 달아준 격. 180㎝의 단신이지만 빼어난 게임리딩과 스피드로 지난 시즌 약점이던 가드진 공백을 메웠다. 또 양경민은 폭발적인 외곽포 이외에도 전문수비수로 불릴 만큼 팀 공헌도가 컸다.
TG삼보의 공격력은 중위권. 결국 우승 비결은 수비력에 있었다. 김주성과 리온 데릭스(205㎝)가 트윈타워를 쌓았고 지역방어로 상대 예봉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TG삼보는 게임 당 평균 70점대(78.6점) 실점을 마크할 정도로 짠물수비를 과시했다. 2위 KCC(81.8점)에 비해 3점 적은 숫자.
두차례 위기가 있었다. 1월18일 2위 KCC에 덜미를 잡히며 2게임차까지 쫓겼다. 다시 7연승을 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토종 3인방의 체력소모는 회복불능 상태였다. 이때 행운의 올스타 휴식기가 보약이 됐다. 두 번째 고비는 2월14일 모비스전. 센터 데릭스가 장딴지 인대파열 부상을 입었다. 다음 날 약체 KTF에 패한 TG삼보는 키프로스에서 뛰던 얼 아이크를 발 빠르게 긴급 공수, 18일부터 투입하며 위기를 수습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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