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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금융 회장후보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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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금융 회장후보 선임

입력
200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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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돼 주목되고 있다. 우리금융측은 그들의 최대 과제인 성공적 민영화를 이루는데 황 전 사장을 적임자로 판단해 만장일치로 추천했다고 한다.우리금융은 12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표적인 금융기관으로 삼성 LG 금호 두산 등 10여개 그룹과 주채권 은행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정부소유 금융기관 최고책임자에 관료가 아닌 재벌 최고경영자 출신이 기용된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다. 금융계에서 이를 두고 '혁명적 사건' '황영기 태풍'으로 부르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최근 들어 씨티은행 등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어차피 국·내외 금융자본간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황 후보 같은 민간전문가의 등장은 예사롭게 볼 사안이 아니다. 이헌재 부총리의 '금융권 새 판짜기'와도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보인다. 과거와 달리 치열한 경쟁 끝에 일반기업 최고경영자를 후보로 선임한 이번 경우를 관치금융의 퇴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관치금융의 폐해를 굳이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려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황 후보가 국내 최대 재벌출신이라는 점이다. 우리금융측은 "황 후보가 그러한 우려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삼성과 결별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실제 얼마나 독자적으로 일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제2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는 재벌들이 은행까지도 차지하려 한다는 지적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노조와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국내 금융산업이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느냐, 아니냐의 관점에서 그의 등장을 주시하는 눈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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