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파동으로 줄 도산 위기에 몰렸던 닭고기 업체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조류독감의 위험이 과장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닭고기 소비 촉진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펼쳐지면서 닭고기 소비가 최근 조류독감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이에 따라 소자본 창업의 대표적 아이템 중 하나인 닭고기 전문 외식업체들의 창업도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조류독감의 거센 풍랑을 이겨낸 닭고기 외식업체 대표들을 만나봤다.닭고기를 갈비처럼 직화구이
13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김제희(36)씨는 지난해 3월 직장생활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일산 신도시에서 '닭익는 마을' 정발산점을 열었다. 김씨는 "닭고기라는 대중적 아이템과 닭고기를 삼겹살이나 갈비처럼 직화구이로 조리한다는 독특한 요리법 때문에 한번 해볼 만한 사업이라 판단했으며, BBQ로 널리 알려진 제너시스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라는 점이 믿음을 주었다"고 말했다. 3번이나 점포 위치를 변경하는 등 꼼꼼하게 준비한 결과, 창업 초기부터 매출이 좋았다. 치킨집하면 동네어귀의 영세한 소규모 점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노란 파스텔톤을 주조로 한 깔끔한 인테리어로 점포를 단장해 20, 30대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김씨는 직접 전단배포 작업을 하면서 고객 홍보에 힘썼고, 직장에서 담당했던 전산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데이터를 정리해 단골 고객을 늘려 온 것이 성공의 큰 힘이었다. "이 같은 홍보와 고객관리 전략 때문에 조류독감 파동을 견딜 수 있었다"는 김씨는 "현재 하루 평균 150만원의 매출을 올려 조류독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총 창업비용은 점포구입비를 제외하고 가맹비 1,000만원, 인테리어 3,000만원, 주방 기기·초도물품·판촉 비용 2,400만원 등 모두 6,400만원이 들었다. (02)3403-9145
농협이 재료 위생관리 책임져
경기 안산시 월피동에서 치킨점 또래오래를 운영하는 채성진(27)씨는 지난해 말 개업하자마자 조류독감 파동이 터져 큰 위기를 맞았다. 채씨는 "한마디로 죽을 맛이었죠. 최악의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또래오래에 닭고기를 공급하는 업체가 농협 목우촌이라는 것을 아는 손님들이 믿고 찾아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래오래 가맹점들은 국내 최초로 주한미군에 닭고기를 납품하는 등 위생측면에서 남보다 앞서는 시스템을 갖춘 목우촌의 국산 냉장 닭고기만을 사용한 점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기존 프라이드 치킨에 쌀가루와 키토올리고당을 첨가한 신제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채씨는 "또래오래가 가맹점에 가설해주는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에 누적된 고객데이터를 통해 국산 닭고기의 안전성을 알리는 편지와 신제품 할인 쿠폰을 발송했던 것이 조류독감파동을 이기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조류독감이 난립했던 닭고기 프랜차이즈들의 경쟁력을 검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채씨가 밝히는 현재 영업현황은 하루 평균 40∼50마리가 팔려 일일매출 50만원 정도이며, 매달 500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린다고. 창업비용은 10평 기준 3,000만원(점포구입비 제외) 1588-9992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가 강점
지난해 8월부터 콤마치킨 모래내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필주(48)씨의 점포는 가맹점 중에서 최상위권 매출을 올리는 매장이다. 무역업체를 운영하던 경험을 살려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점포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꼬치 하나에도 사랑과 친절을 담기 위해 노력하며, 당장의 수익을 노리기 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봉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또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데 최선을 다하고 이벤트 등 홍보 전략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택에 콤마치킨 모래내점은 개업 첫 달 3,000만원의 매상을 올렸다. 이씨는 "아직까지 조류독감 여파를 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곧 이전의 매상 이상을 걷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콤마치킨의 강점은 자체 개발한 다양한 메뉴에 있다. 그 중 쌀을 주재료로 한 튀김옷을 입힌 러브미 치킨, 오븐을 이용해 불에 직접 구운 직불스윙, 자체 개발한 소스에 재워 만든 강정 크래커 등이 인기 메뉴이다. 최근에는 콤마꼬치, 직불꼬치 등 꼬치 메뉴등들을 새롭게 개발하여 출시했다. 여기에 다른 치킨가게에 비해 30% 정도 싼 가격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창업비용은 10평기준 2,000만원(점포구입비 제외) (02)400-0100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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