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사는 원남희라고 합니다.나이는 38세이고 36년 전 베트남에서 헤어진 한국인 아버지를 찾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의사로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 3만명의 파월 한국군을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에 왔습니다. 붕타우라는 도시의 병원에서 일하셨다고 합니다. 그 때 어머니 투 티 응구옌을 만났고 66년 사이공에서 딸인 제가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68년 두 살배기인 저와 어머니를 남겨두고 훌쩍 베트남을 떠나셨습니다. 그 후론 소식이 끊겼지요.
무작정 아버지를 기다리던 어머니와 저는 78년에야 베트남을 간신히 탈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두 모녀가 살아 남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럭저럭 자리를 잡고 나자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93년에는 아버지도 찾을 겸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을 방문한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끝내 찾을 수 없었습니다. 벌써 10년 전 일이네요.
베트남 전쟁은 오래 전에 끝이 났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과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사진 한 장으로밖에 기억 나지 않는 아버지를 늘 그리며 살아야 했으니까요. 아버지는 저를 잊으셨을지 모르지만 저는 지금도 아버지의 소식을 아는 것이 가장 큰 소망입니다. 혹 제게도 친척이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아버지 신상에 대해서는 1935년생이라는 것밖에 아는 것도 기록도 없습니다. 제 이름 남희도 어른이 된 후에 알아낸 것입니다. 제 성인 원은 아버지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하는데, 어머니가 기억하는 발음에 의존한 것이라 어쩌면 한국식으로는 원이 성이 아니라 이름의 끝 자이거나 혹 외자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제 어릴 적 사진(사진)을 공개하오니 혹 아버지와 관련된 소식을 아는 분이 계시면 부디 연락 바랍니다.
/원남희·namheewon@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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